신장섭 교수는 11일 오후 3시 26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며 김 전 회장을 이익을 쫓은 기업인이 아닌 '세계를 경영한 민족주의자'로 평가했다. 그의 책 서장 제목이기도 하다.
지난 5월 마지막으로 고인을 만난 그는 "병원에 계실때 대화가 힘드셨지만 (본인을) 알아보시고 환하게 웃으셨다"며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가 마지막이었다"고 회상했다.
고인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신 교수에게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만나서 기업·사업 얘기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주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이냐, 젊은이가 어찌 될 것이냐 이런 말을 해서 속으로 '사업가 맞나' 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분이 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나라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관심 가진 민족주의자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이) '나는 기업 키울 때 이윤 개념이 없었다'는 말까지 했다"며 "'사업을 키우면 이윤은 따라온다. 큰 길을 가려면 크게 봐야지. 돈 쫓아가면 돈도 안벌리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에 대해서는 "대우그룹이 단순히 돈 벌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라며 "한국에서 부를 일궈 선진국 만들기 위한 조직으로 김 회장의 세계경영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0년대 이후 김 회장이 무역과 금융을 축으로 한 서비스 그룹을 구상했지만, 정부의 중화학 부실 기업 해결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중화학과 건설에 나선 일 역시 본래 의지와 무관했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신흥국 진출에 앞서 해당 국가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단기적 이익 추구와 거리가 멀었다는 말도 보탰다.
신 교수는 대우의 세계경영에 대해 "보통 세계적인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민족주의가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도 "두 가지가 맞물리며 넘보지 못하는 경쟁력이 대우에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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