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위축에 기존 새아파트로 수요가 몰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하는 '규제의 역설'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저금리로 풀린 시중 유동자금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등 특정 지역 부동산 시장에 쏠리고, 양도소득세 강화로 보유심리가 강화되면서 매도세가 자취를 감춰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가 불씨에 기름을 붙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뉴스코퍼레이션 데일리동방이 분양가 상한제와 부동산시장이라는 주제로 ‘2019 데일리동방 부동산 입법포럼’에서 시장은 물론 학계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쏟아졌다.
2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 3층 VIP식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통한 부동산시장의 영향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이용웅 아주경제 대표, 공동주최자인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사말에 이어 이뤄진 주제발표는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효과와 문제점’이라는 주제를 통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순기능과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새 규제의 역기능을 설명하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할 경우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부동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지목된 강남지역에 대해서도 '수요와 공급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시장'으로 분류하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강남권은 실·투자수요 뿐만 아니라 탈법과 편법, 그리고 상속 및 증여 수요가 어마어마하다"며 "강남은 전국의 고소득자가 대기수요로 분포하고 있어 수요의 끝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지역의 대부분 고가주택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분양받기 어려워 결국 고소득자나 그 자녀들이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는 구조"라면서 "대출을 규제해 집값을 내리는 정부의 논리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관련 금융거래 등 통합 전산화 추진과 불법거래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 고가주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만 보유할 수 있도록 보유세 강화를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순기능으로는 주택가격의 안정을 가장 먼저 꼽았다. 재건축 등 신규주택의 가격하락이 이뤄지면서 신규 분양주택에 대한 수요가 집중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분양가 하락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 구입이 가능해 진다”며 “또한 지방 등 침체지역으로의 투자수요가 분산돼 지방지역의 고질병으로 꼽힌 미분양물량 해소 등의 문제점 해결 효과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이상호 건설산업연구원장을 좌장으로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실장,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이명섭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 임언선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선 양도세 완화 등 '역발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분양가상한제 도입 후 △공급물량 감소△로또 청약△상한제 피한 재건축 반등△전세 대기수요 증가 등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일시적 집값 안정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심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상승과 청약 과열 및 전세시장 불안 등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정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자는 양도세 10%, 3주택자는 20%가 추가 부과되기 때문에 집주인 다수는 정권이 바뀔 때까지 기다린다"며 "일정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 매물 내놓으면 양도세 추가하지 않는 등의 인센티브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되어 전세시장 불안과 가격 상승 등 주택시장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분양가 자율화 시기에 주택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분양가 규제 시기에 공급이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다"고 과거 부동산 시장을 되짚었다.
이어 “저금리 기조에 부동자금이 부동산, 특히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서울로 쏠리는 풍선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일부 수혜자만 혜택을 받는 로또분양 열풍도 큰 문제로 꼽았다.
김 실장은 △공공기여율 제고에 비례한 건축규제 완화 △공공기여를 공공임대로 환원해 규제 완화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몰제 대상 구역 지정 등이 시장 안정화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표에 나선 임언선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보다는 출산율 등 인구동향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다소 다른 시각의 의견을 내놨다.
임 연구관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강남3구 중심 부동산 정책 대신 중산층·서민 중심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특히 수도권 인구 집중과 출산율 감소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수요 감소 예측으로 집값 폭락을 막을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50만명인 국내 거주 중국인 수가 20년 내 300여만명으로 예상돼 향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이명섭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집값 잡기 효과 보다는 미 시행시 야기될 부정적인 혼란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장은 “분양가 규제에 대해 시행했을 때의 안정적인 효과보다는 시행을 안 했을 때의 부정적인 혼란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지금도 지난 2015년 분양가 상한제 자율화가 된 시점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집값을 무조건 잡겠다는 것이 직접적인 목표는 아니다”라며 “합리적인 가격선으로 시장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 가시적인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가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아직까지 서울아파트가 양호한 투자처라는 인식 또한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 입장에서는 오락가락한 정책을 펼치기보다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해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주택법 시행령을 의결했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요건을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초과한 지역' 등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또한 수도권 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행위 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로 강화했으며,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상한제 효력 발생 시점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계로 앞당겼다.
개정안은 이달 말 쯤 공포·시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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