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노트10’을 공개한다. 신작에 들어가는 S펜은 펜의 움직임을 인식해 화면 터치 없이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에어 액션’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3.5mm 이어폰 단자도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월에는 제품 마감이 개선된 갤럭시 폴드도 출시된다.
신제품 출시가 코앞인데도 삼성전자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성능은 상향 평준화됐다. 신기능 추가나 5G 도입이 곧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삼성전자 IM(모바일) 부문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분기 2조2700억원에서 31% 떨어진 1조56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 원인으로 갤럭시 S10 판매 둔화와 중저가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2분기 결과를 볼 때 올 하반기 삼성전자는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중저가시장을 극복하고 ▲구형 갤럭시에 만족하는 사용자를 끌어오고 ▲폴더블 스마트폰 안착에 성공해야 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통계정보연구실 데이터사이언스그룹장의 ‘호모 스마트포니쿠스, 세대별 진화 속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성인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4%로 세계 1위다. 고령층시장도 상당부분 개척됐다. 70대 이상 스마트폰 보유율도 2013년 3.6%에서 지난해 37.8%로 뛰었다. 60대는 80.3%, 50대는 95.5%에 달한다. 해외 스마트폰 보유율도 미국 77%, 스웨덴 80%, 독일 72%, 영국 72%로 높다.
제품군 자체가 혁신이던 스마트폰은 이미 진부해졌다. 2007년 아이폰 출시 당시 38살이던 소비자는 올해 50대가 돼 별 다를 것 없어보이는 신제품 발표 기사를 무심코 쓸어넘기고 있다. 활용하는 앱도 고착화 된데다 고사양 게임이 아니면 고급형 제품과 별 다른 성능 차이를 느끼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한 번 구입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016년 평균 2년 7개월에서 지난해 2년 9개월로 해마다 1개월씩 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이유도 ‘약정이 끝나서’ 32.7%, ‘기존 기기 고장으로’ 32.3%로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기존 기기에 싫증 났다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 대상은 전국 2만5000가구로 유효 응답자는 만 3세 이상 가구원 5만9970명이었다.
사정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2년 1개월이던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가 지난해 2년 7개월로 길어졌다. 올해는 2년 9개월로 늘어날 전망이다.
갤럭시는 아이폰 출시 3년만인 2010년 등장해 스마트폰 시장을 양강구도로 재편했다. 갤럭시 첫 작품은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이듬해 갤럭시 노트가 S펜을 선보이며 생산성을 높였다. 삼성페이는 2015년 갤럭시 S6에 처음 도입됐다. 지난해 S9은 세계 최초 듀얼 조리개로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렸다. 통계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은 지난달 세계시장의 31.13%를 차지했다. 애플은 22.01%다.
스마트폰시장의 남은 가능성은 폴더블폰으로 엿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기존 바 형태 스마트폰의 한계를 새로운 형태로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상반기 출시가 좌절된 갤럭시 폴드가 여론의 우려를 잠재우고 시장에 안착할지가 관건이다.
다만 올해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수익 개선에 성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를 예고하며 “모바일 생태계의 연결성을 한 차원 높일” 신제품 공개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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