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KB증권 '리포트 유료화' 신호탄 쏠까

박호민 기자 2019-07-22 07:00:00
“부수업무 등록으로 사업 발판 마련” 증권가에서는 유료화 필요성에 공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KB증권이 기업분석 보고서(리포트)를 비롯한 리서치자료의 유료화 가능성을 열었다. 리포트의 유료화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실제 유료화를 추진한 사례는 없다. 다만, KB증권 측은 당장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증권 가치분석 등 조사분석자료를 판매하는 업무’를 부수업무로 등록했다. KB증권은 오는 24일 관련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이 부수사업을 통해 KB증권은 자산운용사 등에 조사 분석 자료 등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매 계약에 따라 수수료 등의 대가를 받게 된다. KB증권이 리서치자료 유료화에 앞장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국내 증권가에서 리서치자료는 기관 영업을 위한 무료 서비스란 인식이 강하다. 앞서 하이투자증권, 케이프증권 등 중소 증권사들이 비슷한 내용을 부수업무로 신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자산운용사 등 국내 클라이언트에게 관련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은 사례는 없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리서치 자료는 기관 영업 등을 위해 무료로 제공된다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리서치 자료의 유료화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유료화 전환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 중심 리서치 서비스와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위해 리서치 전용 홈페이지 'KB 리서치'를 오픈했고, 이번 부수업무 등록도 그 연장선일 뿐"이라며 "유럽에서 시행 중인 금융상품투자지침2(MIFID II) 등 글로벌 흐름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올해 초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가 글로벌 5대 헷지펀드 가운데 한 곳과 리서치 자료 유료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만큼 리서치 자료 유료화는 국내 시장에서 생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