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미약품은 27.26% 급락한 30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미사이언스도 27.70% 내렸다. 한미약품의 계약 해지 통보 소식이 퍼지면서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신약 수출 무산에 따른 한미약품의 기업가치 하락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한미약품은 파트너사 얀센이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 권리를 반환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얀센이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목표치에 이르지 못해 권리를 반환한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얀센이 진행한 두 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 시험에서 일차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다"며 "하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이 약물의 권리가 반환돼도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1230억원)를 얀센에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한미약품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앞서 인보사 사태까지 불거져 제약·바이오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의 연이은 악재로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기술이전 계약 해지 뉴스까지 더해지면서 단기적으로 한미약품 주사는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53만원으로 내렸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기술반환으로 기업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며 한미약품 목표가를 58만원에서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DB금융투자도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R&D 역량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열매보다 가지가 많은 나무인만큼 지켜볼 시기”라고 말했다.
다른 일부 제약·바이오주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에이치엘비와 생명과학의 주가는 각각 4.49%, 3.92% 내렸다. 신라젠도 4.19% 떨어졌다. 이에 비해 메지온은 지난 1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 부터 임상시험 연장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까지 40% 넘게 급등했다.
오세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지온과 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결과, 신라젠 무용성 평가가 모두 확인되기 전까지 바이오업종 투자심리는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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