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역별 갈등 [사진=노트북LM]
[이코노믹데일리]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본격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역별로 사업을 가로막는 변수도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일산과 분당은 모두 선도지구로 지정돼 같은 제도 틀 안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갈등의 초점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형성된 모습이다. 일산은 행정 절차의 진행 속도가 분당은 연간 인허가 물량 제한이 각각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1차 선도지구 가운데 분당·평촌·산본 등은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쳤거나 지정을 앞두고 있으며 상당수 단지가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하지만 일산은 구역 지정 이전 단계인 사전자문 절차에 머물러 있다.
1차 선도지구는 사업성이 높고 준비가 비교적 앞선 구역을 우선 선정해 행정·제도적 특례를 집중 적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수도권 주택 공급의 가시적인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산의 경우 제도 도입 이후에도 행정 절차가 빠르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선도지구 지정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건축 이주 물량은 연도별로 관리되는 구조다. 이를 초과할 경우 법적 불허가가 아니더라도 구역 지정이나 관리처분 인가 단계에서 심의가 보류되거나 인가 시점이 다음 해로 넘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이주와 철거 일정이 함께 늦어지고 전체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고양시는 올해 이주 물량에 여유가 있는 만큼 후속 사업지와 병행해 일산 재건축 사업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주민들은 선도지구로서의 우선성과 상징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재건축 사업에서 일정이 지연될 경우 금리와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제시한 용적률 300% 가이드라인을 일괄 적용하는 방식 역시 사업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입지 여건에 따른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일산의 갈등이 지자체 단계에서의 행정 속도와 기준 적용에 맞춰져 있다면 분당은 다른 양상이다. 분당은 비교적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연간 인허가 물량 관리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분당의 허용 물량은 1만2000호 수준이다. 선도지구 공모 당시 신청 물량이 5만9000호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공급 규모가 크게 제한된 셈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수요가 집중된 지역의 공급이 과도하게 묶여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연간 인허가 물량 제한의 완화를 요구하며 이주 문제는 관리처분 단계에서 조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성남시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분당만 ‘이주 여력’을 이유로 물량을 동결하고 이월까지 제한하는 역차별이 발생했다”며 “물량 이월 제한 철회를 공식 요청하고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의 물량을 묶어두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공급 정책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분당의 경우 지자체 내부 판단보다는 중앙정부의 총량 관리 체계가 사업 추진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산과 차이를 보인다. 동일한 재건축 정책 아래에서도 규제가 적용되는 단계가 달라지면서 지역별 갈등 양상에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재건축 물량 관리와 사업 추진 속도를 어떻게 조율할지를 두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주민 간 시각 차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주 관리의 필요성과 공급 확대 요구가 맞물린 상황에서 제도가 어느 단계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선도지구라는 동일한 제도 안에서도 지역별 여건에 따라 사업 흐름이 다른 만큼 이런 차이를 어떻게 반영할지가 향후 1기 신도시 재건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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