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본사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혐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일부 기자들이 특정 종목을 미리 매수한 뒤 호재성 기사를 내보내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믿고 따라 들어온 소액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떠넘겨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이다. 이른바 ‘선행매매’로 불리는 이 행위가 한두 차례가 아니라 수백 건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정황은 우리 언론의 도덕적 붕괴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이며 기자는 사실을 전달하는 전령이자 공정한 감시자여야 한다. 특히 자본시장을 다루는 경제 기사는 그 파급력만큼이나 정보의 신뢰성이 생명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행태는 언론인의 양심이 아니라 시세 차익을 노리는 작전 세력의 모습에 가깝다. 기사를 공적 기록이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행위는 언론 자유를 전제로 작동해온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중대한 배반이다.
문제의 핵심인 ‘특징주 기사’는 정보 비대칭성을 노린 전형적인 범죄 방식이었다. 정보에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은 경제지가 제공하는 ‘특징주’라는 이름의 기사를 신뢰하고 자산을 맡겼다. 그러나 그 신뢰는 철저히 배신당했다. 기자 윤리 강령이 강조하는 기본 원칙을 외면한 채 독자는 이들에게 그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직의 책임이다. 연루된 기자가 다섯 명에 이르고 수백 건의 기사가 범행에 활용되는 동안 데스크와 부서 책임자들은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한국경제가 밝힌 “최종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사과한다”는 입장은 책임 회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이는 개인의 일탈로 축소할 사안이 아니라 조회수와 영향력을 성과로만 평가해온 조직 문화와 내부 통제 실패가 낳은 구조적 문제다.
해외에서는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언론인의 행위에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기자나 분석가가 사적 이익을 위해 시장을 왜곡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부당이득 반환과 업계 퇴출에 준하는 제재를 가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포스터 위난스 사건에서 드러난 미국 사회의 단호한 대응은 언론 신뢰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제도 개선과 처벌 강화를 외쳤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문제는 제도의 부재가 아니라 기자 개인의 직업윤리와 이를 지탱해야 할 조직 내부의 비판 문화가 무너졌다는 데 있다. 이번 사태로 대다수의 성실한 기자들까지 불신의 시선에 노출된 현실은 언론 전체의 비극이다.
이제 형식적인 사과와 자체 조사로 넘어갈 단계는 지났다. 수사 당국과 금융 당국은 연루된 기자 개인은 물론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조직의 책임까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법을 벗어난 행위에는 단호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며 해당 언론사는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쇄신안을 내놓아야 한다.
기자는 펜으로 세상을 비추는 존재다. 그 펜을 사적 이익을 위한 무기로 휘두르는 순간, 언론은 존재 이유를 잃는다. 이번 사건은 한국 언론사에 지울 수 없는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신뢰를 잃은 언론 위에 세워진 사회는 결코 단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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