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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신년 계획으로 '금연'…건강 지키는 첫걸음

안서희 기자 2025-12-28 08:01:00

금연 20분 후부터 달라지는 혈압과 심박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새해를 맞아 건강한 생활습관을 다짐하는 이들이 늘면서 '금연'이 대표적인 신년 계획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연은 단순히 흡연 비용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각종 질환 위험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건강 실천으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에는 쉽게 가시지 않는 피로감이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추운 환경에서는 체온 유지를 위해 피부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전신 혈관저항이 증가하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이로 인해 심장은 더 높은 압력에 맞서 일을 해야 하고 심근의 산소 요구량도 함께 늘어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흡연이 더해지면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욱 커진다. 니코틴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고 심근수축력을 증가시켜 심근의 산소 요구량을 추가로 끌어올린다.

특히 심부전 환자의 경우 흡연으로 관상동맥이 수축하면 이미 증가한 산소 요구량에 비해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흡연 과정에서 생성되는 일산화탄소가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까지 떨어뜨리면 심근 허혈 위험은 한층 높아진다.

금연을 시작하면 신체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를 끊은 지 20분 이내에 혈압과 맥박이 안정되기 시작하며 하루가 지나면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해 심장이 받는 부담이 줄어든다.

48시간 이내에는 후각과 미각이 회복돼 음식 맛이 개선되고 이후 수개월 동안 혈액순환과 폐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숨이 덜 차는 것을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 약 9개월이 지나면 아침마다 반복되던 기침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장기적인 효과도 분명하다. 금연 1년 후에는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흡연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뇌졸중과 폐암을 포함한 각종 암의 위험도 점차 감소한다. 흡연 기간이 길었거나 나이가 많더라도 금연 효과는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언제'보다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다만 많은 흡연자들은 금연을 혼자 견뎌야 하는 일로 생각한다. 그러나 니코틴 의존은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닌 뇌 보상체계와 연관된 중독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금연 과정에서 불안, 초조,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이규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 실패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만 받아들이는 인식이 오히려 금연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금연클리닉에서는 흡연 기간과 흡연량, 니코틴 의존도를 평가한 뒤 금단 증상과 갈망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와 행동 상담을 병행한다"며 "이러한 접근은 금연 성공률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연 후 체중 증가나 스트레스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금연으로 얻는 건강상 이득은 체중 변화와 관계없이 유지된다"며 "과거에 실패 경험이 있더라도 전문 의료진과 함께라면 충분히 다시 도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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