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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위아, 車 '통합 열관리' 확장…한온 독주 시장 균열 낼까

김아령 기자 2025-12-16 17:30:06

엔진·구동계 주력에서 통합 열관리 시스템 전환 박차

한온시스템 독주 시장 속 '확장성·외부수주' 관건

현대위아의 열관리 기술 시스템이 탑재된 '기아 PV5 카고' [사진=기아]

[이코노믹데일리]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현대위아가 ‘통합 열관리’ 전략을 앞세워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한온시스템이 주도해온 시장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공조·냉각 전 영역에 걸친 전업 체계를 갖춘 한온시스템과 달리, 엔진·구동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출발한 현대위아가 기아 PBV ‘PV5’를 시작으로 시스템 단위 공급에 나서면서 양사 간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엔진·변속기·구동축 등 내연기관 기반 핵심 부품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다. 파워트레인과 구동계가 오랜 기간 사업의 중심이었고, 열관리는 전통적인 주력 영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PBV로 이어지는 플랫폼 변화 속에서 열관리는 특정 차종의 부속 기능이 아니라 차량 성능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공통 인프라로 부상했다. 현대위아 역시 그룹 내 역할 재정의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위아가 열관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은 2018년이다. 친환경 차량 대응을 미래 사업 축으로 설정한 이후 통합 냉각 모듈 개발과 열관리 시험동 구축을 거쳐, 올해 들어 ‘통합 열관리 시스템’ 양산 단계에 도달했다.

현재 현대위아는 공조와 냉각을 통합한 열관리 시스템을 양산해 기아 PBV ‘PV5’에 공급하고 있다. 기존 실내 냉난방을 넘어 배터리, 구동모터, 전략변환장치의 온도 제어까지 포함하는 영역으로 확장했다.

기술 전략의 핵심은 통합과 모듈화다. 냉각수·냉매 모듈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해 부품수와 배관·배선 복잡도를 줄이고, 차량 패키징 효율과 조립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식이다.

전동화 차량은 열관리 관련 구성품이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모듈화는 원가 구조와 품질 편차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현대위아가 전동식 컴프레서와 콘덴서 등 핵심 공조 부품을 자체 개발 범위에 포함시킨 것도 시스템 설계와 제어 역량을 내부에 축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스템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반복 양산을 통한 신뢰도 축적이다. 이를 위해 현대위아는 올해 하반기 창원1공장 내 1만2131㎡규모의 부지에 공조 부품 제조 설비를 새로 설치했다. 창원1공장 내 1만267㎡ 규모의 공장에도 냉각수·냉매 모듈 생산설비를 확장했다.

열관리 시스템은 단품과 달리 차량 전체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양산 과정에서의 편차 관리와 내구 안정성이 핵심 경쟁 요소로 작용한다.

한온시스템이 국내 열관리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유지해온 배경은 이러한 시스템 경쟁에서의 누적 우위에 있다. 공조, 냉각, 히트펌프, 전동 컴프레서 등 열관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고, 다수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장기 플랫폼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양산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 플랫폼을 기반으로 PV5를 넘어 오는 2027년 양산 예정인 대형 PBV인 PV7에도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연기관용 공조 시스템도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위아의 공급 범위가 현대차그룹에 한정될 경우 한온 중심의 시장 구도가 단기간에 바뀌긴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대위아가 경쟁 축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그룹 차종에서 축적한 시스템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완성차 수주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열관리 경쟁의 기준이 단품 성능에서 통합 제어와 시스템 신뢰, 글로벌 대응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까지 포괄하는 열관리 시스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경쟁 초점은 수주 이후의 실행력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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