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 CEO 임기 만료를 맞는 KB금융의 자회사는 11곳 중 6곳이다. 계열사로 살펴보면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 등이다.
이 중 보험과 자산운용, 캐피탈, 부동산신탁 등은 KB금융의 '2+1' 관행의 첫 2년 임기를 마치는 상황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의 경우 김성현 IB(기업금융)부문 대표와 이홍구 WM(자산관리)부문 각자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두 대표는 각자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살린 시너지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KB증권의 IB와 WM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31.4%와 14.4% 늘었다.
김성현 대표는 그간 IB 사업 경쟁력을 높이면서 2019년부터 5연임에 성공하는 등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재임 기간이 길어 교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홍구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할 당시 김성현 대표의 남은 임기에 맞춰 1년 임기를 부여받았고 빠른 성과를 내면서 1년 추가 임기를 부여받아 올해도 연임한 바 있다. 올해 첫 2년 임기를 마치는 만큼 업계에선 연임 확률을 높게 본다.
KB금융 자회사 CEO 중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인물은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다. KB손보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으로 주목받았던 구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창사 이래 최대 연간 순이익을 냈다.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도 7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하며 올해 업황 부진 속에서도 선방하면서 1년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취임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역시 자동차금융과 함께 기업금융 확대에 나서면서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순익 1위를 달성한 바 있어 연임이 유력시된다.
양 회장은 전통적으로 은행장 출신이 중심이던 KB금융 내에서 비은행 계열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 KB손보의 전신인 LIG손보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등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주도해 그룹의 외연 확대에 큰 공을 세운 '전략·재무통'으로 불렸다.
특히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과 이익 기여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온 결과 올해 3분기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40%에 육박하는 37.3%로 나타났다.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양 회장이 이 같은 비은행 성과를 바탕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 투자은행(IB) 부문 경쟁력 제고 등 새로운 과제에 맞춘 인사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첫해였던 2023년엔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8곳 중 6곳의 CEO를 교체했고 지난해엔 4곳 중 3곳을 바꾸면서 안정적 변화 기조를 택한 바 있다.
조직 안정성과 전략 연속성을 모두 고려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은 이달 중으로 자회사 CEO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남은 1년을 생각하면 과감한 세대교체보다는 기존의 성과 위주의 안정적인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며 "일부 자회사 CEO들의 거취 역시 이 같은 선상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장(전 상명대 교수)은 "비은행 출신 회장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핵심 계열사 중심의 보수적 인사 기조가 예상된다"며 "다만 차기 회장 구도를 염두에 둔 조정형 인사 가능성 역시 함께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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