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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이 밀고 해외가 당겼다"...건설업계, 올 수주 '역대급 쌍끌이'

우용하 기자 2025-12-11 09:00:00

건설사들, 올해 도시정비 일감 50조원…해외서는 500억 달러 목표 '청신호'

체코의 신규 원자력 발전소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이코노믹데일리] 건설사들이 국내 정비사업과 해외 시장에서 동시에 수주 실적을 올리며 ‘쌍끌이 성장’을 이뤄냈다. 정비사업에서 역대급 성과를 내는 동안 해외에서는 신흥 시장 개척에 성공하며 기반을 넓혔다. 이를 두고 국내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건설사들의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누적 50조원으로 추산됐다. 건설·부동산 시장이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강남과 용산 등 조단위 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 활동이 연말까지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연간 수주 10조원을 달성하며 7년 연속 정비사업 왕좌를 사수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9조2000억원을 넘기며 뒤이었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패배와 잇따른 안전사고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5조9623억원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정비사업이 국내 수주를 주도했다면 해외에서는 원전과 에너지 분야 성과가 두드려졌다. 올해 가장 주요했던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으로 꼽힌다. 총사업비 26조원에 달하는 이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사로 나섰으며 지난 6월 발주처와 본계약을 체결했다. 민간 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이 참여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플랜트 공사도 수주한 만큼 연초 사업계획에서 제시한 수주 목표(14조2000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중동과 호주 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총 62억9080만 달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해수처리사업과 사우디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따내며 41억763만 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공사 수주액은 지난 10월 기준 428억8579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연간 목표치인 500억 달러 달성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예상이다.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을 확대한 것은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는 중이고 최근 안전 리스크 부담까지 더해져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이에 위험을 분산하고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로 포트폴리오·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의견이다.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건설사의 다변화 전략은 성과를 내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체코 원전 실적을 제외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아직 낙관적으로 보긴 어렵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내수 체력을 견인했다면 해외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며 “국내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다변화 전략은 필수로 자리 잡았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준비해온 대규모 토목 플랜트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등 앞으로도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며 “해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경우 수주 지원이 필수적이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활동이 지원된다면 해외 수주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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