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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2', 인기 1위에도 웃지 못하는 엔씨…접속 장애·BM 논란에 발목

선재관 기자 2025-11-20 17:30:34

"안일했다" 사과했지만…'아이온2' 

무너진 신뢰가 '흥행'보다 아프다

출시 이틀째, 엔씨 주가 18만원대로 '뚝'

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사진=엔씨소프트]

[이코노믹데일리] 엔씨소프트의 운명을 건 야심작 '아이온2'가 출시 초반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라는 겉보기 성적 뒤엔 접속 장애와 BM(수익모델) 말바꾸기 논란이라는 치명적인 오점이 자리 잡고 있다. 엔씨는 이례적으로 출시 하루 만에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고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시장의 반응과 곤두박질치는 주가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온2'는 출시 직후 양대 앱 마켓 인기 1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하며 초반 지표상으로는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유저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공식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캐릭터 생성조차 안 된다", "사전 예약 닉네임도 무용지물", "과금 안 하면 퀘스트 진행 불가" 등 날 선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신뢰'의 붕괴다. 엔씨는 출시 전부터 '착한 BM'을 강조하며 확률형 아이템이나 과도한 과금 유도를 지양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전투 능력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들이 버젓이 유료 패키지에 포함돼 있었다. 이는 "돈으로 승리하는(P2W) 공식은 없다"던 약속을 하루아침에 뒤집은 것이다.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PD는 긴급 방송에서 "플레이 편의를 위해 넣었는데 안일하고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하고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혹시나' 했던 기대감을 '역시나'로 바꾼 유저들의 배신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아이온2'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챙길 만큼 공을 들인 프로젝트임에도 출시 직후 3만명의 대기열과 2시간 넘게 이어진 접속 장애 등 '기본기'에서부터 허점을 드러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준비한 대작에서 초반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엔씨의 개발력 자체에 의문을 표했다.

게임성 측면에서도 PC와 모바일 간의 불균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동 전투의 손맛'을 강조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조작 피로도가 높아 오히려 독이 됐다. 엔씨는 부랴부랴 '어시스트 모드' 도입을 예고했지만 이는 PC 유저와의 형평성 논란이라는 또 다른 불씨를 낳았다.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출시 당일 14.6% 폭락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이튿날인 20일에도 2.45% 하락하며 18만7000원까지 밀려났다. 신작 모멘텀이 소멸된 것을 넘어 엔씨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다.

증권가는 아직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반 주가 급락은 모멘텀 소멸 탓이 크며 구글 매출 순위 등 향후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아이온2'의 성패는 엔씨가 무너진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에 달려있다. 단순한 버그 수정이나 보상 지급을 넘어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운영과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다. '리니지'의 성공 공식에 취해있던 엔씨가 과연 이번 위기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고인 물'로 남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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