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AI) 부문에서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오픈AI, 구글 등과의 치열한 기술 경쟁 속에서 조직 효율화를 통해 속도를 높이려는 마크 저커버그 CEO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AI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핵심 조직인 '초지능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s)' 소속 직원 약 600명에게 감원을 통보했다. 이는 수천 명 규모로 추산되는 메타 전체 AI 조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다.
메타는 최근 몇 년간 수억 달러에 달하는 보상을 제시하며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의 핵심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해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거액을 투자하고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을 신임 최고 AI 책임자로 영입했다. 하지만 이번 감원 대상에는 왕을 비롯한 신규 핵심 인력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알렉산더 왕 신임 최고 AI 책임자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팀 규모를 줄이면 의사결정 과정이 단순해지고 각 개인의 책임과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조직 비대화 문제를 해결하고 민첩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감원은 메타가 AI 경쟁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메타는 오픈소스 AI 모델 '라마'를 초기에 선보이며 주목받았으나 이후 18개월간 제품 개발이 지연되고 지난 4월 발표한 '라마4'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국 저커버그 CEO가 직접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메타 측은 "이번 감원이 AI 사업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초지능 개발은 여전히 저커버그 CEO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AI라는 최종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과 조직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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