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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네이버, 업비트 '빅딜'…결제·가상자산 아우르는 '금융 공룡' 탄생

선재관 기자 2025-09-29 17:33:30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주식교환 추진…'슈퍼앱' 완성 '눈앞'

핀테크·디지털자산 시장 지각변동 예고…2위 빗썸 '비상'

네이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자회사로 편입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전격 인수한다. 이는 간편결제와 플랫폼 기반의 ‘생활 금융’ 대표 주자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미래 금융’ 선두 주자의 만남으로 대한민국 금융 지형도를 완전히 새로 그리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결제부터 송금, 주식 투자, 그리고 비트코인·NFT 등 디지털자산 거래까지 모든 금융 경험이 가능한 ‘금융 슈퍼앱’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유발한다. 사용자들은 3000만명이 넘는 네이버페이 앱 하나에서 모든 금융 활동을 처리하며 압도적인 편의성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곧 합병 법인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진다.

이번 ‘빅딜’의 최대 관건은 양사의 기업가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최대 15조원으로 7조원 수준인 네이버파이낸셜보다 약 2~3배 크다. 단순 주식교환만으로는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조~5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매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보유 현금, 자사주 등을 활용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를 매입하며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2위 사업자 빗썸에게는 거대한 위협이다. 업비트가 네이버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과 결제 인프라를 등에 업고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거래 수수료 중심의 빗썸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빗썸은 최근 해외 투자와 웹3 사업을 위한 신설 법인 ‘빗썸에이’를 설립하고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오더북 공유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지만 ‘공룡’의 등장은 그 모든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메가톤급 변수다.

이번 합병은 필연적으로 금융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독과점 문제는 물론 수천만 명의 금융 정보와 막대한 자산이 하나의 기업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금융 안정성 및 소비자 보호 문제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지지부진하던 국내 디지털 자산 관련 법규와 제도를 정비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디지털 자산 시장을 외면할 수 없으며 합병 법인의 막강한 영향력은 오히려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도록 압박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은 대한민국 금융 규제 환경에 ‘빅뱅’을 일으키며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고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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