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쿤밍=신화통신) 맑고 상쾌한 어느 가을날, 윈난(雲南)성 푸얼(普洱)시 닝얼(寧洱) 하니(哈尼)족이(彝)족자치현에 있는 춘러(淳樂)커피 농장에서 진한 커피향이 마을을 가득 메운다.
윈난 곳곳에는 커피 농장과 시골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은 푸른 산을 바라보고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는 이곳을 '농촌 카페'라고 부른다. 윈난 원두로 내린 커피는 진하면서도 쓰지 않고 향긋하면서도 강하지 않으며 은은한 과일 산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미각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농촌 카페'는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 윈난성 농업농촌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윈난성의 커피 재배 면적은 800㎢를 넘었다. 생산량은 14만t(톤) 이상으로 전국의 98% 이상을 차지했다. 농업 생산액은 약 50억 위안(약 9천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푸얼시 출신 청년 리단(李丹)은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한 뒤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마을 주민들의 커피 판매를 돕고 있다. 수익도 상당하다. 이처럼 도시나 타지 출신, 특히 젊은 세대가 갈수록 많이 윈난의 여러 농촌에 정착해 농업, 문화, 과학기술 분야에서 창업가로 활동하며 커피 관련 산업에 뛰어들었다. 덕분에 농촌 지역의 활력도 한층 살아나고 있다.
한 카페 운영 책임자인 다이샤오옌(代曉燕)은 "'한 가구 한 업종' 경영 모델을 도입했다"며 "마을 주민들이 교육을 받고 커피 농부에서 펜션 매니저, 바리스타, 체험 강사 등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해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외지로 나간 근로자들의 귀향을 촉진하는 동시에 외부 전문 인력을 마을로 유치해 취업과 창업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다이샤오옌은 "관광객들은 커피 재배·수확·가공·시음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유산 전시관에서 희귀 목각을 체험하거나 승마장에서 말을 타고 농장에서 작물을 가꾸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농촌에 고풍스러움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커피+농촌 관광', '커피+영상', '커피+연수' 등 다양한 업종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지 음식점, 숙박, 교통, 농산물 판매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며 농촌 진흥과 주민 소득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쿤밍 해관(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윈난의 커피 및 커피 제품 수출액은 6억5천만 위안(1천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으며 네덜란드, 독일, 베트남 등 34개 국가(지역)로 수출됐다.
수년간 발전을 거듭한 윈난성 커피 산업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며 점차 성숙한 산업사슬 체계를 갖추게 됐다. '커피+' 융합 업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촌 카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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