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총계 기준 상위 10개 대형 증권사의 2분기(4~6월)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합산 수익은 472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2953억원) 대비 60% 급증한 수치다. 1분기(3817억원)와 비교해서도 909억원 늘어났다.
이들 10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는 총 8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해외주식 거래 관련 수익은 2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에서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작년 2분기 21.1%에서 올해 2분기 30.3%로 1년 만에 9.2%포인트 상승했다.
해외주식 거래 수익의 비중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모시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연말까지 미국주식과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를 모두 면제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주식의 경우 달러 환전 비용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이 마케팅 효과로 메리츠증권의 해외주식 약정금액은 지난 3월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8월에는 24조원에 육박했다.
하나증권은 신규 해외주식 담보대출 고객에게 이자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기존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싱가포르·영국 주식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주식을 자사로 대체 입고하는 고객에게 최대 700만원의 현금 리워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키움증권도 신규 해외주식 거래 고객에게 투자지원금 33달러를 제공하는 등 주요 증권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서학개미 열풍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의 외화예수금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증권금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화예수금은 11조42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연말(11조2400억원) 대비 반년 만에 1800억원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일부 증권사는 이 외화예수금을 활용해 여행용 외화 환전 및 출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외화 환전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트래블카드, 해외송금 등 서비스 영역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거래 수수료뿐 아니라 환전 수수료까지 증권사의 안정적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