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 노동조합이 과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사임했던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를 막기 위해 소액주주들과 연대하는 주주행동에 나섰다. 노조는 경영진의 결정이 절차적 정당성과 구성원의 신뢰를 잃었다고 보고 이사회 회의록 열람 등 주주권을 행사해 이사회를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지난 22일부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으기 위한 온라인 위임장 접수를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법적으로는 단 1주의 주식만으로도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이사회에 각인시키기 위해 최대한 많은 주주의 동참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사진=네이버 노조]
노조는 확보한 위임장을 바탕으로 최 전 대표의 복귀가 결정된 이사회의 회의록 공개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식 절차를 벗어난 의사결정의 배경과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더 많은 주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95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명단이 담긴 주주명부 열람도 청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단 한 명의 주주로도 청구가 가능하지만 회사는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거절할 수 있다"며 "수백·수천 명의 주주이자 직원이 함께 요구한다면 쉽게 묵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대표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COO직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5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복귀 반대 의사를 물었고 투표 참여자 98.8%가 압도적인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노조는 이번 복귀 결정이 이사의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과 네이버 정관을 위반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퇴직한 지 3년이 지난 전 COO를 위해 감사조직을 동원해 해명자료를 만들고 임원들만 참석한 비공개 설명회를 열었다"며 "이는 부당한 의결이자 구성원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네이버 노조는 주주행동과 함께 물리적 행동도 병행한다. 오는 27일 오후 성남 네이버 본사 앞에서 네이버웹툰, 스노우 등 6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는 총집회를 열고 경영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