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가 수도권 서해안의 마지막 대규모 갯벌이자 천일염 문화의 시작지인 소래습지생태공원 일원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국가도시공원 지정 요건과 국비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소래습지와 해오름공원, 람사르습지, 장도포대지 등 약 600만㎡를 통합한 ‘소래염전 국가도시공원’ 지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국가도시공원 지정사업은 자연경관·생태계·역사문화유산 등 복합가치가 높은 지역 보호가 목적이다. 개발압력, 난개발, 오염 위협으로 훼손 우려가 큰 주요 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보전하려는 것이다.
시는 소래습지가 갖는 지리·생태·역사·문화의 복합적 가치는 제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소래습지는 도시 개발, 불법 매립, 공장 가동 등으로 인한 환경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특히, 영동고속도로와 인천 주요 간선도로 진입부에 인접한 입지 특성상 경관 훼손과 오염물질 유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이 지역의 자연·역사·문화 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지정 시 조성비와 관리·운영비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아 장기적인 보전과 활용이 가능해진다.
법률의 시행은 공포 후 1년으로 시는 2025년까지 하나의 공원으로 통합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및 공원조성계획 수립 등 법적 절차를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 관련 협의 등을 마무리하면 그해 하반기 국토교통부에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소래습지는 인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우리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키는 동시에, 세계적인 해양생태·문화관광 명소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가도시공원 지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소래습지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자연해안선과 한남정맥 발원 하천의 자연하구를 동시에 품은 지역이다.
자연해안선은 조간대, 갯벌, 염습지 등 다양한 서식환경을 형성해 어류·조류·무척추동물의 번식과 서식지 역할을 한다. 특히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은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고, 멸종위기종 저어새를 비롯해 흰발농게, 검은머리갈매기 등 300여 종 생물의 중요한 서식처다.
8000년 세월이 빚어낸 사행성 급경사 갯골(내륙 깊숙이 수로를 끼고 뱀이 기어가는 모양의 갯벌)은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지형적 특성을 가진다. 가을철 붉은 카펫처럼 펼쳐지는 해홍나물, 나문재, 칠면초등의 염생식물 군락은 그 자체로 천연기념물급 경관을 자랑한다.
역사적으로도 이곳은 우리나라 천일염의 시작지다. 1930년대 전국 염전의 60%를 차지하던 광활한 소래염전이 자리하던 곳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소금창고와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역주민과 방문객에게 염전문화의 흔적을 전하고, 개항기 군사유적인 장도포대지는 서해안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가치를 지닌다.
한편 시는 도시재생 현장 행정을 강화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에 나선다. 동구·계양구·부평구 주요 사업지 추진 상황 점검과 주민 의견을 청취한다. 주민 눈높이 맞춘 실질적 대책 마련으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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