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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구멍' 뚫렸다…엔비디아 최신 AI칩, 中 암시장에 버젓이 유통

선재관 기자 2025-07-25 08:10:36

미국이 막아도 소용없네…B200, 中서 10억달러치 팔렸다

엔비디아 로고[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이 중국 암시장을 통해 대규모로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 밀수된 규모는 최소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중국의 여러 유통업체가 지난 5월부터 미국의 판매 금지 품목인 엔비디아의 최신 B200 칩을 중국 내 데이터센터 공급업체에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에 판매가 허용됐던 저사양 H20 칩까지 수출을 규제한 직후 이뤄진 일이다.

중국의 AI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암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B200뿐만 아니라 기존 제재 품목이었던 H100, H200 등 고성능 칩도 광둥성과 저장성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제재가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수요를 꺾지 못하고 오히려 불법적인 유통 경로만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의 최신 B200 칩 [사진=엔비디아]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가 중국 기업들의 우회적인 칩 확보 창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 상무부는 오는 9월부터 태국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고급 AI 제품에 대한 추가 수출 규제를 검토하며 제재의 '구멍'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이번 밀반입에 엔비디아가 직접 관여했거나 인지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FT는 전했다. 엔비디아 측은 "밀반입된 칩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비효율적"이라며 "공식 인증된 제품에 대해서만 서비스와 지원을 제공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와 중국의 우회 전략이 충돌하면서 엔비디아의 의지와 무관하게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최전선에 서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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