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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건설 경기 불황·중국 덤핑·관세 폭탄에 발목 잡힌 'K-철강'

김지영 기자 2025-06-23 20:55:43

철강 업계 잇따른 휴업 연장...건설경기 불황·관세 등 복합적 요인

"미국 수출도 어려운 상황…국가 차원에서 특별법 제정 등 지원 필요"

열연 제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철강사들이 국내외 경기 침체와 건설경기 불황으로 인해 생산을 중단하고 휴업에 들어갔다. 이에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휴업을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전략산업으로 설정하는 등 강도 높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기로 제강사들이 유통향 출하 중단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22일까지로 예정됐던 철근 출하 중단기간을 오는 30일까지로 연장한다. 동국제강은 원가 이하의 철근 가격이 지속되면서 일반철근을 판매하게 되면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으로 유통향 판매 중단 계획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 7일부터 포항 2공장을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해당 공장의 일부 인력을 포항 1공장 또는 충남 당진제철소로 재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국제강, 대한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도 유통향 출하 중단에 나선 바 있다.

철강 업계는 철근 가격 하락으로 인해 휴업을 연장하는데 철근 가격이 하락하게 된 원인은 건설경기 침체 때문이다. 철근은 아파트나 토목 공사 등에서 사용되는 핵심 재료지만 최근 분양 등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가 미분양 증가 등 건설사의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기며 철근 재고가 누적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철강재 대량 유입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도 요인이다.

지난 13일 한국무역협회의 '지난해 및 올해 1분기 중국 철강산업 동향'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별 강재 수출 대상국 중 한국은 819만 톤(t)으로 2위를 기록해 지난해 대비 1.9%포인트(p) 증가했다.

또한 중국 강재 시장가격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이후 톤당 5000위안(한화 96만2500원) 이하로 하락하고 지난해 3월 이후 톤당 4000위안(한화 77만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10월 초순 이후 톤당 4000위안 이하로 하락했다. 이로써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공급 과잉 문제도 심각해진 것이다.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수출 여건이 악화한 것도 철강 업계 발목을 잡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각)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되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의 미국향 철강 수출량은 268만t이며 무관세 쿼터로 수출해 왔으며 우리나라 생산 비율 중 미국 수출이 18.3%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쿼터가 폐지되면서 관세 부담과 함께 한국 철강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수출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도 높고 관세 영향도 있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상황"이라며 "수출도 미국이 호의적이지 않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 경기가 안 좋으니 정부 등에서는 설비 투자 베네핏을 제공해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철강 산업 고도화를 위해 국가전략산업으로 설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강도 높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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