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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잇단 사고에 중대재해법 실효성 논란… 건설업계 "예방 중심 법 개정 필요"

한석진 기자 2025-06-17 07:42:09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6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사진=박연진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대형 사고가 잇따르며 건설현장 안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새 정부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법 시행 4년 차에도 사고 사망자 수는 줄지 않아, 건설업계는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대형 사망사고가 반복됐다. 지난 2월 부산 기장군 건설현장 화재로 6명이 숨진 데 이어,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했다. 2분기에도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장에서 1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통계에서도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100명에 달했다. 전체 산업 사망자 중 45.7%를 차지하는 수치다. 건설업 사망자 수는 2022년 90명, 지난해 98명에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현장 안전 실태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사망사고가 줄지 않으면서 단순 처벌 강화가 근본적 해법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현장의 안전관리 전반을 재점검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은 인건비·자재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규제 강화가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한다.

 

실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판결 동향’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3월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37건 중 33건이 유죄였고, 이 가운데 중소 건설사가 받은 실형 및 집행유예 판결이 15건에 달했다. 중소업체일수록 법적 대응 여력과 안전 투자 여건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법 명칭을 ‘중대재해예방법’으로 바꾸고, 처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의 제도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건설현장의 자율적인 안전관리와 경영활동을 보장하되, 사전 조치가 미흡할 경우에 한해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 체계를 재정비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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