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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13조짜리 가덕도신공항도 멈췄다"…SOC 예산 70% 집행 '공염불', 대형사업 줄줄이 올스톱

한석진 기자 2025-06-05 09:00:00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사진=국토교통부]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상반기 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70%를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목표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민간 발주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정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했으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SOC 예산 집행 현황에서 대형 사업 대부분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덕도신공항은 올해 예산 9777억원 중 3143억원(32%)만 집행됐다. 핵심인 부지조성 공사는 아직 착수하지 못했으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해 수의계약을 추진하던 중 공사 기간 연장 문제로 입찰이 원점에서 재시작됐다.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가덕도신공항은 국토부 관리 SOC 사업 중 단일 사업비가 가장 큰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13조원을 넘는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도로·철도 예산이 특별회계로 묶여 있어, 가덕도에 집중될수록 다른 SOC 사업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올해 배정된 예산 2655억원 중 638억원(24%)만 집행됐다. 광명 구간 붕괴사고로 공정이 멈췄고 사고조사와 복구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포항~영덕 고속도로는 문화재 출토로 공사가 중단돼 집행률이 2%에 불과하다. 새만금신공항은 942억원이 편성됐지만 집행률은 0%에 그쳤다. 시민단체의 기본계획 취소 소송으로 하반기 결론이 나올 때까지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토부가 관리하는 10대 SOC 건설공사의 평균 집행률은 39%로, 정부가 내세운 70% 집행 목표와는 거리가 크다. 1분기 공공기관 발주 건설기성액도 6조89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고, 분기 기준 7조원을 밑돈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대형 공사 입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300억원 이상 대형 공사 39건 중 13건이 입찰 실패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조건 변경이나 재입찰이 이어지면서 일정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정부와 발주처 모두 사업비 억제 기조가 강하다고 지적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는 비용 대비 편익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비를 억제하고, 발주처도 공사비 상승을 설계변경으로 반영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산정은 단위·수량·공사 기간 중심으로 결정되며 현장 난이도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산 편성과 실제 현장 간 괴리가 해소되지 않는 한 SOC 집행률 부진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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