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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건설업계 '공사중단 시대' 진입…줄폐업에 신규 진입도 실종

한석진 기자 2025-05-14 13:42:11
서울시내 한 건설현장에 세워진 크레인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건설업 진입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폐업은 1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 고금리, 미분양 적체 등 복합 악재가 겹치면서,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으로 새로 등록한 업체는 131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이는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4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는 최저치다. 업계 진입 자체가 얼어붙은 셈이다.
 

문을 닫는 업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160건으로, 2011년 1분기(164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증가했다. 신규 진입은 사라지고, 퇴출만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내외의 중견 건설사들 다수가 올해 초부터 연쇄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대흥건설(96위)은 지난달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공시했으며,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대저건설(103위), 안강건설(116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이화공영(134위) 등도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건설사들은 자산 매각, 분양가 할인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미분양 증가로 위기 타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 물량이 늘며 수익성과 현금흐름 모두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건설 경기를 방어할만한 회복 신호도 찾기 어렵다. 자재비, 인건비 상승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공급 부담에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면서 내수 회복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100)으로 산정한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9월에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대형 건설사들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93%대로 상승했으며, 이는 업계 통상 기준(8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원가 압박으로 수익구조가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건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 SOC 사업 확대와 조기 예산 집행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 SOC 투자는 경기 선순환의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재정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예산의 조기 집행은 단기적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 효과가 있어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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