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뇌질환 사망률 상위권을 차지하는 뇌동맥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약한 부위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 시 지주막하출혈을 유발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거의 없어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11만5640명에서 2023년 18만8596명으로 63% 증가했다. 특히 2023년 기준 50~60대 환자가 10만989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연령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일부 환자만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건강검진 중 MRI·CT 등 영상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며 이상 소견이 의심되면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수립한다.
한편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해 사망 위험이 크며 생존하더라도 언어장애·마비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특히 파열 후 24시간 이내 재파열이 자주 발생하며 이때 사망률은 70%에 달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이나 의식 저하 등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개두술을 통해 클립으로 막는 ‘경부결찰술’과 혈관 내로 카테터를 넣어 코일로 막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코일색전술은 비침습적이고 회복이 빠르며 최근에는 시술 기구와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환자가 이 방법으로 치료받고 있다. 반면 경부결찰술은 재발 가능성이 낮은 장점이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있거나 가족 중 뇌동맥류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경우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평소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도 예방에 중요하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중년 여성에게 뇌동맥류 발병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혈관 보호 효과가 저하되기 때문”이라며 “또한 만성질환, 스트레스, 흡연·음주와 같은 생활습관도 발병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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