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7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크게 떨어졌던 실적이 다소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다만 같은 기간 부채는 7조2000억원 넘게 불어나며 재무건전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 2월 말 열린 이사회에서 2023년 회계연도 결산안을 의결했다. 결산안에 따르면 지난해 LH의 매출액은 15조5722억원으로 전년 13조8840억원보다 1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04억원으로 전년도 437억원보다 678.9% 늘었다.
LH의 실적은 2021년까지는 부동산 경기 호조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해 왔다. 당시 영업이익은 2018년 2조6136억원, 2019년 2조7827억원, 2020년 4조3346억원, 2021년 5조6486억원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2022년 들어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식으면서 실적이 1조8128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437억원까지 급감하며 사실상 이익이 고갈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번에 발표된 2023년 결산은 이러한 실적 저점에서 벗어난 회복 신호로 해석된다.
LH 관계자는 실적 회복 배경에 대해 “매출이익률이 높은 공동주택용지의 공급이 늘었고 공공분양 입주 물량도 증가해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LH의 재무 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총부채는 160조1055억원으로 전년도 152조9000억원보다 약 7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LH의 부채는 2021년 138조9000억원, 2022년 146조6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채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과 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수의 지속적인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LH는 건설사 등 민간에 토지를 매각한 수익으로 임대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지만 최근 건설경기 위축으로 토지 매출이 이전만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LH는 임대주택 공급이라는 정책적 책무를 수행하면서도 토지판매 등 수익 기반이 불안정한 이중의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재정 지원 혹은 수익구조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서 정책 수행을 맡고 있는 LH가 민간처럼 이익 중심의 재무기준만을 따를 수는 없지만 부채 증가 속도와 구조적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기관 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장기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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