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10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탄핵 촉구 집회가 한국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문항에 68.7%가 동의한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여성(74.1%)이 남성(62.7%)보다 긍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
또한 다수의 직장인들은 집회 참여를 통해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는 국민으로서 나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응답은 80.1%에 달했으며 '집회는 국가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응답도 79.8%로 높게 나타났다. 실제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2.5%였다.
한국 정치의 민주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비교적 높았지만, 일터에서의 민주주의 확대에 대한 기대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탄핵 촉구 집회 이후 한국 정치가 민주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는 63.3%가 동의한 반면 '탄핵 촉구 집회 이후 일터 내 민주주의가 확대될 것'이라는 항목에는 47.3%만이 동의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직장갑질119 측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광장의 민주주의와 일터 민주주의 사이의 괴리를 많은 이들이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많은 시민이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일터에서는 여전히 사용자 일방의 결정과 불합리한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장인들은 일터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공정한 의사결정 절차 도입'(35.6%)을 꼽았다. 이어 '불공정한 노동 관행 철폐'(26.8%), '경영 투명성 강화 및 정보공개 확대'(19.0%), '노동조합 활동 보장'(8.5%), '직원대표 참여 확대'(8.4%) 순으로 응답했다.
이선민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정치 민주화와 함께 직장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 변화와 실천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법과 제도의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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