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6.5원 하락한 1450.5원으로 출발해 1440원 선을 밑돌았다. 이후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오전 11시 22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6.30원을 기록했고, 1434.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 2월 26일(종가 기준) 1433.1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로 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동시에,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환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조기 대선 전까지 이어질 정치 불안과 트럼프 발(發) 관세 폭탄 여파로 인한 변동성 우려는 아직 남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국내 정치 이슈 소화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분쟁으로 변동성이 높은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430~1480원의 넓은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금융지주·은행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외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등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한단 방침이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양종희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었다. KB금융은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부터 금융시장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거래 분석을 통한 리스크 대응, 정보기술(IT) 보안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 왔다.
KB금융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자금시장 동향이나 환율 변동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고객 자산과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없도록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미 관세 부과 영향도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차별화해 모니터링하면서 올해 상반기 말 산업등급 평가를 조정할 계획이다.
신한금융도 이날 진옥동 회장 주재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국내 경기 둔화 가능성과 환율 변동성 심화에 따른 그룹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시장 상황 대응을 위한 위기관리에 집중하고, 시장 유동성 공급 등 안정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비상대책조직과 유관부서간 협의로 환율 수준별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뿐 아니라 파생상품 등 환율에 민감한 자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거시경제지표 변동에 따른 단계별 취약업종에 대한 관리 계획을 수립해 대응하는 중이다. 특히 미 상호관세 조치로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6조300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또 수출 실적 감소로 무역금융의 융자한도 산출이 불가‧부족한 중소기업의 융자한도 예외를 적용하고,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는 기업의 등급 하향 유예도 살피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지난해 비상계엄 당시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과 이용자 급증으로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내 환전 서비스가 중단됐던 만큼, 접속 장애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 불안이 없도록 시스템 점검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대통령 파면으로 일단 환율 급락에 큰 영향을 받긴 했지만, 추가 하락과 관련해선 정국 상황을 더 지켜봐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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