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PIRC는 "20명 이상의 후보를 무더기로 선출할 경우 과도한 이사회 구성으로 인한 비효율성이 우려된다"며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전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현재 10명의 이사가 직무를 수행중이며 영풍·MBK 측이 새로 추천한 17명의 이사 후보가 추가 선임되면 총 27명의 거대 이사회가 탄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지난 18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에 대한 의견표명서'를 내고 "권유자(영풍·MBK)측이 이사회 운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경영권 장악만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이사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PIRC외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글래스루이스·서스틴베스트 및 한국ESG기준원도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 △이사 수 상한 설정(19인 이하)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설정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외 기관의 찬성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은 사실상 이번 주총에서 가결되기 어렵다. 이번 안건은 출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이며 영풍·MBK측의 지분률이 41%로 고려아연 대비 약 5%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영풍·MBK 측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이 없음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17인 선임의 건'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ESG기준원은 만약 이사 수 상한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할 이사의 수가 12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권고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윤범 회장 측 이사 박기덕, 최내현, 김보영, 권숨범, 서대원 등 5명을 제외하면 이사진 수는 최대 17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MBK의 비철금속 산업의 경영에 대한 경험 미비 △사모펀드사 경영 방식의 구조적인 한계 △영풍의 본업 부진과 더불어 반복적인 환경·안전 관련 문제의 노출 △고려아연 일반주주와 영풍 간의 이해 상충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여러 연구를 보면 이사회의 이사 숫자와 효과 간의 관계는 역U자 형태를 보인다"며 "다양성·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대기업의 이사회 구성은 일반적으로 10명 내외가 적절한데 현재 논의되는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구성은 지나치게 비대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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