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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시켜줘, 명예안전관"…바이크 라이더에겐 놀이공원인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박연수 기자 2025-03-19 17:56:30

사고 줄이기 위한 혼다의 도전, 목표는 사망자 '제로'

여성 라이더도 20% 차지…가족 단위 방문도 늘어나

수익 아닌 안전…혼다의 사회적 책임 강화

19일 오전 10시쯤 방문한 경기 이천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강습이 진행 중이다. [사진=박연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앞바퀴가 나가지 않도록…!"

19일 오전 10시쯤 방문한 경기 이천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서 들려온 소리다. 파란 옷을 입은 지도자는 확성기를 들고 연신 교육생을 지도했다. 지도자가 알려주는 건 하얀 좁은 선 사이에서 모터사이클을 손으로 끌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법이다. 

한국 사회에서 모터사이클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안전하지 않은 주행과 잦은 사고로 인해서다. 실제 지난 10년간 모터사이클 사고는 지속 증가해 왔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공개한 '교통사고 건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3년 1만433건에서 1만5932건으로 52.7% 급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혼다코리아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지난 5일 수입 모터사이클 브랜드 최초로 모터사이클 안전운전 교육 전문기관인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오픈한 것이 대표적이다. 

혼다는 2030년 모터사이클 관련 사망자 절반, 2050년 사망자 제로를 목표로 전 세계 17개국에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만들고 있다. 한국에 오픈한 에듀케이션 센터는 43번째 거점으로 한국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안전을 책임질 계획이다. 

이날 에듀케이션 센터에선 초·중급 클래스의 교육생 8명을 대상으로 한 강습이 오전부터 진행 중이었다. 에듀케이션에서 진행하는 강습은 비기너부터 수준급 라이더인 테크니컬 라이더를 위한 강습까지 총 5단계로 구성됐다. 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이날도 어김없이 1200평 규모의 실외 교육장에선 바라클라바 무릎 보호대, 라이딩 부츠 등 안전 장비로 무장한 교육생들은 순서대로 모터사이클을 끌었다. 

모터사이클 교육을 상상했을 때 떠오르는 모습과는 상당히 달랐다. 빠른 속도로 또 무릎이 땅에 닿을 정도의 기울기로 교육장을 누비는 그림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차근차근 기초부터 지도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날 진행된 수업은 초·중급 라이더를 위한 수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터사이클을 끌고 이동하는 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때쯤 현장을 지킨 관계자는 "모터사이클은 후진이 안 되다 보니 손을 끌고 움직이는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오랜 기간 라이딩을 한 분들도 이 교육을 받으면 많이 겸손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선과 선 사이 좁은 길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교육생들은 선을 밟거나 아예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습에 열심히 참여 중인 여성 교육생도 눈에 띄었다. 남성 교육생만 존재할 것이라는 편협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실제 5일 오픈 후 여성 교육생의 방문 비율이 20%가량 된다. 특히 주말에는 가족, 부부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고 관계자는 전하면서 라이더분들이 배우자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장난스레 분석하기도 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1층에 마련된 테크니션 교육 공간. [사진=박연수 기자]
경기 이천시에 총면적 약 7934㎡(2400평)로 구성돼 휴식공간, 샤워실, 강의실 등이 마련된 에듀케이션 센터를 둘러보다 보니 '수익성'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하지만 에듀케이션 센터는 수익성을 위해 운영되는 공간은 아니라는 것이 혼다코리아의 입장이다. 아울러 에듀케이션 센터 내에 자동차, 모터사이클 테크니션 교육을 함께 진행하며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평택에서 진행하던 테크니션 교육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실제 이날 테크니션 교육 장소에는 3대의 차량이 나란히 주차돼 5명의 테크니션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오픈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3월 교육 일정은 이미 예약 완료 상태이며, 4월에도 매주 미디어 세션을 포함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2주간 운영해 본 결과, 고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이었다"며 "앞으로 자가 정비 교육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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