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사측의 다음 CIC 분사 결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카카오 경영진은 지난 13일 콘텐츠 CIC 분사를 발표하며 분사 후 지분 매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는 사실상 다음 사업 부문의 매각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그동안 카카오의 숱한 위기는 준비 없는 무분별한 분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지적하며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과거 분사 및 매각 과정에서 발생했던 혼란과 위험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몫이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콘텐츠 CIC 분사 이후 폐업이나 사업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며 “만약 분사 후 회사가 문을 닫거나 지분 매각으로 사업이 축소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임 없는 경영진의 즉흥적인 결정으로 8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분사 결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지금의 카카오 사태는 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큰데 책임져야 할 경영진은 그대로 직책을 유지하며 직원들만 구조조정, 희망퇴직, 매각, 대기발령 등 고통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며 “경영진은 책임 경영과 사회적 신뢰 회복을 목표로 쇄신을 외쳤지만 이번 분사 매각 결정은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배수찬 수도권지부 부지부장은 포털 서비스의 분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포털 서비스는 칼로 자르듯 분리하기 어렵고 특히 사용자 개인 정보 관리 주체 문제는 매우 민감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을 매각할 경우 인수 기업이 방대한 사용자 정보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데이터 보안 및 개인 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오치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조합원은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분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카카오의 이번 분사는 충분한 논의와 숙고 없이 졸속으로 결정되었다”고 비판하며 “노조는 회사가 책임감 있고 신중한 분사 결정을 내리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분사 과정과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콘텐츠 CIC 분사는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단계이며 분사 법인으로의 이동에 대한 선택권은 각 구성원에게 주어지고 개별 구성원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를 포함한 임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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