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산업

BYD가 노리는 렌터카 시장…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

박연수 기자 2025-02-25 06:00:00

이달 초 렌터가 기업들과 만남 가져

중고차 판매, 소비자 수요 등에서 고민

BYD코리아가 지난달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출범식을 열고 '아토3'를 공개했다. [사진=박연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중국 전기차(EV) 기업 BYD(비야디)가 국내 기업간 거래(B2B) 시장 접촉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택시 업계에 이어 렌터카 시장에까지 발을 뻗으면서다. 이는 출범 당시 강조했던 '소비자 경험'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24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비야디는 렌터카 기업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 그는 "비야디가 이달 초부터 국내 대표 렌터카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야디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진출하면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출범식 당일 판매 목표 대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인철 비야디코리아 대표는 "판매 목표 대수는 정하지 않았다"며 "아직은 한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또 3000만원 초반, 저렴한 가격에 의한 실적 부진 우려의 목소리에도 소비자의 경험을 가장 우선시 했다. 

소비자의 경험을 가장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렌터카 시장'이다.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이용해 볼 수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렌터카와 택시 등 시장은 차량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일반인들의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거부감을 실제 체험을 통해 바꿀 수 있기에 비야디가 해당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우리나라 렌터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렌터카 총 등록 대수는 2019년 95만9057대에서 2023년 122만823대로 27.2%가량 증가했다. 많은 소비자가 찾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렌터카 업계는 비야디 차량을 들이는 것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타 완성차 브랜드 판매 딜러는 "비야디가 빠르게 렌터카 업체들과 접촉을 늘려가고 있지만 기업들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것 같다"고 전했다. 

비야디가 첫 한국 시장 공략 차량으로 선보인 'BYD 아토 3'는 3000만원대 저렴한 가격에 선루프, 열선 시트 등 옵션 사항이 기본 탑재돼 렌터카 기업엔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그럼에도 렌터카 기업들이 비야디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렌터카 시장 수익 구조'에 있다.

렌터카 기업의 주 수익 구조는 장·단기 대여, 중고차 판매로 이뤄진다. 실제 국내 2위 렌터카 기업 'SK렌터카'의 지난해 3분기 분기 실적을 보면 유상으로 자동차를 임대하는 렌터카 사업이 매출액의 65.4%를, 중고차 판매가 32.5%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가장 큰 수익원인 장·단기 대여 부문에서 렌터카 업계가 비야디 차량에 우려하는 점은 '소비자 수요'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 대여에 경우는 경험 삼아 한번이 가능하지만, 장기 대여에서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또 대여의 경우 아직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차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기 렌터카 보유 대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가 지난달 공개한 '2024년도 4분기 업계현황'에 따르면 전체 렌터카 대수 109만8760대 중 전기차의 비중은 6만4615대로 단 6%에 불과하다. 

아울러 중고차 판매에서도 비야디에게 주어진 숙제가 있다. 중고차 판매 가격 결정에 핵심 요소인 '잔존 가치 보존'이다. 

중고차 판매가 주 수익원으로 꼽히는 이유는 법에서 정한 차량 사용 기한이 있어 렌터카 기업이 무조건적으로 차량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렌터카는 차량 사용 5~8년이 지나면 추가로 사용할 수 없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소‧중형 차량은 5년, 대형 8년으로 구분되고 있다. 이에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토 3의 경우 5년 후 중고차 시장에 되팔아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고차 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렌탈'이 중고차 판매 수익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확보해 올해 실적 개선에 이바지할 계획을 마련할 정도로 렌터카 기업에게는 중요한 시장이다. 

롯데렌탈은 '2024년 4분기 경영실적 정리' 자료에서 올해 '롯데렌탈이 직접 키운 중고차'란 슬로건 아래 중고차 시장에서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면서 거래 대수 9000대, 매출액 1550억원을 목표로 노력하겠다 밝혔다.

따라서 비야디 차량에 대한 잔존가치 보존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렌터카 기업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야디가 중고차 회수 등 방법을 통해 잔존가치를 보존해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할 때 차량 가격을 프로모션 해주며 빠르게 시장을 넓혀갔던 것처럼 비야디도 프로모션, 차량 회수 등을 통해 수익을 보존해줄 수 있다"며 "이 경우 렌터카 기업들도 비야디 매수를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야디가 사용 기간이 만료된 자동차를 다시 회수해 타 국가에서 판매하는 등 행위를 통해 렌터카 기업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비야디의 B2B 시장 진출은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