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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건물에서 데이터센터로…LG전자 HVAC 전략 수정 '적중'

임효진 기자 · 김인규 수습기자 2025-02-13 06:00:00

LG전자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냉난방공조'

기존 친환경·고효율 냉각 기술로 시장 입지 강화

ES 사업본부 만들고 데이터 HVAC 전담 TF 신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서 지난해 글로벌 5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원래 상업용 빌딩과 냉동 시설을 주 타깃으로 했던 상업용 HVAC가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성장과 친환경 냉각 수요 확대라는 새로운 기회를 만나면서 LG전자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HVAC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냉각하는 설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초기 계획에서 데이터센터를 주요 시장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애초에 목표는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건물 HVAC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주요 타깃도 상업용 빌딩, 호텔, 병원, 공장 등 산업시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를 맞닥뜨렸다. 데이터센터의 냉각 수요가 급증하고 친환경·에너지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LG전자의 고효율 냉방 기술은 순식간에 HVAC 생태계 강자로 떠올랐다.

LG전자는 이미 보유하고 있던 기술을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 맞춰 전략적으로 전환했다. LG전자는 HVAC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서 전략적으로 기존의 ‘멀티V 시스템’을 데이터센터 환경에 맞춰 최적화했다. 나아가 인공지능(AI)·스마트 HVAC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LG전자가 HVAC 성과를 직접 언급하기 시작한 시기는 2023년 4분기 컨퍼런스콜이 열린 지난해 1월부터였다. 기존에는 가전 부문과 TV·전장 사업이 주된 실적 발표의 중심이었는데 갑작스럽게 HVAC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는 같은 시기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었던 흐름과도 맞물린다.

당시 LG전자는 "2024년에는 HVAC 중심의 B2B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해 5월에는 HVAC 해외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0% 성장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얼마 뒤 LG전자가 북미 데이터센터에 1000억원 규모의 칠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해는 HVAC 사업의 성장세에 맞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H&A 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공조 사업부를 떼어 ES 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HVAC 사업은 전장, 스마트팩토리 등과 더불어 B2B 사업 가속화의 한 축을 맡게 됐다. 가장 최근에는 ES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데이터센터 HVAC 사업을 전담하는 ‘데이터 솔루션 태스크’를 신설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LG전자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술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으로 공조 사업화한 사례"라며 "추가적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 기존 방식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AI 기술과도 접목할 수 있어 향후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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