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오전 1455.2원에 개장한 뒤 우상향을 그리면서 오후 3시 20분경에는 1466.0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1460원대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2009년 3월 13일) 1483.5원이었던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됨에 따라 이날까지 61.9원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인 지난 3일 낮거래 기준 환율은 1402.9원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비상계엄 직후 4일 오전 12시20분 환율은 장중 1442.0원까지 치솟았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이후 1435.0원(16일 기준)에 머무르며 14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난 19일(우리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알려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환율은 19일(주간거래 종가 기준) 1451.9원까지 올랐는데 이후 5거래일 연속 1450원대를 넘어선 채 마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은 이날 대국민 긴급담화에서 여야 합의안이 제출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언급하며 변동성이 커졌고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을 오는 27일 표결한다고 밝히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한 권한대행의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될 경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한국은행은 전날인 25일 발표한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국내 외환부문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안정화 조치를 추가 시행하겠다"며 "필요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한편, 정부와 함께 외환건전성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은도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가운데 환율을 15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450원 초반대에서 국민연금 헤지 물량이 환율 추가 상승을 방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물량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환율은 1460원대에 안착했다"며 "탄핵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연초 도널드 트럼프 2기 정책 리스크, 미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국내 경기 둔화 압력 확대에 따른 한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며 "또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확산된다면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환율은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집권 2기 무역분쟁 심화로 인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취임 직전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내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85p(0.44%) 떨어진 2429.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47p(0.66%) 하락한 675.64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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