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 연구 기업 오픈AI가 인간과 유사한 깊이 있는 사고 능력을 갖춘 새로운 AI 모델 'o3'를 공개하며 인공일반지능(AGI)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오픈AI는 지난 20일(현지시간) 12일간의 '쉽마스(Shipmas)' 행사 마지막 날에 진화된 추론 능력을 자랑하는 'o3'와 소형 버전인 'o3 미니'를 발표하며 AI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o3'는 단순한 패턴 인식이나 데이터 분석을 넘어 복잡한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와 해결 능력을 지향하는 '생각하는 AI' 모델이다. 이 모델은 스스로 질문을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며 다단계 추론 과정을 거쳐 해답을 도출하는 '사고의 연쇄(Chain-of-Thought, CoT)'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마치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유사하여 이전 모델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고차원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o3'는 다양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입증했다. 프로그래밍 능력 평가(SWE-Bench Verified)에서는 이전 모델 대비 22.8% 향상된 점수를 기록했으며 코딩 실력 측정 지표인 Codeforces에서는 상위 0.8%에 해당하는 2727점을 획득하며 뛰어난 코딩 능력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AIME)에서는 96.7%의 정답률을 기록했으며 대학원 수준의 과학 문제(GPQA Diamond)에서도 87.7%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기존 모델들이 풀지 못했던 'ARC 벤치마크' 문제를 해결하며 AGI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3'의 또 다른 특징은 사용자가 AI의 사고 시간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추론 시간 조정' 기능이다. 정확하고 심층적인 답변이 필요할 경우 추론 시간을 늘려 더욱 심도 있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지만 답변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 반대로 빠른 답변이 중요할 경우에는 추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사용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o3'의 높은 성능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 저성능 모드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고성능 모드에서는 최대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 정책으로 인해 'o3'는 일반 사용자보다는 고도의 AI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o3' 출시로 오픈AI는 구글의 '제미나이 2.0(Gemini 2.0)', 메타의 '라마 4(Llama 4)' 등 거대 기술 기업들과의 AI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기존 AI 모델의 한계를 뛰어넘는 'o3'의 등장은 AGI 시대를 앞당기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o3는 AI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모델"이라며 "AI 기술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내년 1월 말에 소형 모델인 'o3 미니'를 먼저 출시하고 이어 전체 모델인 'o3'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영국 통신 브랜드 'O2'와의 상표권 충돌을 피하기 위해 'o2' 명칭을 건너뛴 점도 눈에 띈다. 오픈AI 측은 "'O2' 브랜드에 대한 존중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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