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LG생활건강이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뛰어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울릉도 최초의 먹는 샘물이라는 타이틀과 국내 유일의 ‘용천수’라는 차별점으로 생수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의 음료 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생수 사업이 향후 효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자체 샘물 브랜드 ‘Vio 휘오 울림워터(울림워터)’를 출시했다.
울림워터는 울릉도에 내린 비와 눈이 화산 암반에서 자연 정화된 용천수를 원수로 한다. 시중의 생수는 땅과 암반에서 물을 추출하는 암반수 방식인데 울림워터는 지하에서 치솟는 용천수라는 게 특징이다.
울림워터는 LG생활건강이 경북 울릉군과 합작해 설립한 ‘울릉샘물’이 제조하고 유통·판매는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가 담당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8년부터 음료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약 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 먹는 샘물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환경부로부터 수도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출시 계획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22년 감사원이 용천수 사업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생산 준비를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이 생수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해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1조77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생수시장은 이듬해 2조1200억원으로 성장하며 2조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2021년 2조1200억원, 2023년 2조7400억원에 이어 올해는 3조1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자회사 해태htb와 코카콜라로 음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생수 브랜드는 ‘강원 평창수’와 ‘휘오 다이아몬드’, ‘휘오 순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울림워터로 프리미엄 생수 시장까지 공략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음료 부문은 실적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때 영업이익의 40% 이상 내는 알짜 사업부였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몸집이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음료부문의 누적 매출은 1조1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2% 감소한 158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가 살아남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와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등 상위 세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풀무원샘물, 동원샘물 등도 최근 공장을 증설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울림워터를 프리미엄 수요로 방향을 틀며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출시 전인 지난 9월부터 국내 5성급 호텔과 백화점 VIP 라운지를 찾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음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첫 판매처도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등 전국 29개 지점으로 정했다. 가격도 450㎖ 한 병당 2000원 선으로 높은 편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판매 채널을 점차 확대해 프리미엄 먹는 샘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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