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업비트가 주요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경쟁 거래소들의 점유율은 감소하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원화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5일 56.5%에서 이달 7일 78.2%로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근접했던 지난 4일에는 점유율이 80%를 넘기도 했다. 반면 2위 거래소 빗썸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1.2%에서 19.3%로 하락했다. 그 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나머지 거래소의 점유율은 0~1%대를 유지하며 큰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업비트의 점유율 급등을 다양한 요인으로 설명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는 유동성이 풍부해 매수·매도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며 “구조적으로 거래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래량이 증가할 때 업비트 점유율 상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기존 회원들이 대거 복귀하며 업비트 거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빗썸의 무료 수수료 이벤트 종료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빗썸은 지난 10월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종료하면서 일부 이용자가 업비트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 독과점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 방안을 촉구한 바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시장 구조와 독과점 이슈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비트의 점유율 상승은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15.4% 증가한 805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빗썸은 순이익이 243억 원으로 74.5% 감소했으며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거래소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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