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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밸류업 톺아보기 ②] 공개된 금융지주 밸류업 같은 듯 다른 느낌…이행은 과제

김광미 기자 2024-11-05 06:00:00

KB·하나 3Q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공개

밸류업 지표로 CET1·ROE·주주환원율 설정

"CET1 비율 중요…중간 점검도 주요 변수"

(왼쪽부터 시계방향)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 서울 중구의 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본사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금융지주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완료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주들은 유사한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내놓은 가운데 향후 밸류업 이행 여부가 성공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완료됐다. 공통적으로 금융지주는 밸류업 핵심 지표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주주환원율 등을 선정했다. 

4대 금융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선보인 곳은 지난 7월 25일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우리금융이었다. 우리는 '보통주비율에 기반한 주주환원 역량 제고'를 기업 밸류업 추진 방향으로 삼으며 △ROE 10% 이상 △CET1 비율 13% 이상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는 특히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 분야에서도 인수합병(M&A) 전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다만 중장기에 대한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신한금융은 그 다음날인 26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은 핵심 지표로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기업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오는 2027년까지 △ROE 10% 이상 △주주환원 50% 이상 △5000만주 감축 등을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한은 주식 수 감축을 통해 주당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현재 36% 수준인 주주환원율을 3년 안에 50%까지 확대해야 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5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오는 2027년까지 50%를 달성하려면 매년 4%p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기준으로 상향을 예측할 수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단계적인 상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며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관련해 구체적 목표와 시행 수준까지 제시했기 때문에 현재 이익성장률 뒷받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KB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지난달 24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KB는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을 강조하며 2027년까지 3년간 중장기 목표로 △ROE 10% 이상 △CET1 13% 이상 유지 △1차·2차 주주환원 추진을 내걸었다.

KB는 2차례 나눈 색다른 주주환원 방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연말 CET1 13%를 넘는 자본금액은 다음 연도 주주환원 자금으로 활용하고, 하반기 CET1이 13.5% 넘는 자본의 경우 추가로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세한 방안에 KB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주주환원에서 '지속 가능성', '예측 가능성'을 강조해 밸류에이션 레벨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주주환원은 수단과 방법이지 목표가 아닌 점을 KB가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4대 금융 중 마지막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는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효율적인 자본 배치 및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정했다.

하나는 2027년까지 △ROE 10% 이상 유지 △CET1 비율 13.0~13.5% 구간 관리 △주주환원율 50% 확대 등을 이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하나금융은 변동성이 높은 보통주 비율을 고려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CET1 비율을 목표 구간으로 설정했다. 다만 앞서 KB가 제시한 것처럼 CET1 비율이 13.5%를 넘을 경우에 따른 자본 활용 방안이 부재하면서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는 CET1 비율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 관측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지주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크게 확대하고, 이를 위해서 ROE와 CET1 비율을 관리 또는 제고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라며 "은행들이 총주주환원율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CET1 비율은 약 13.6~13.8%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추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실제로 이행하는지가 향후 밸류업 성공 여부를 가르는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7월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및 이행 현황을 공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을 평가할 수 있는 중간 점검 시점에 대해서는 따로 명시하지 않으면서 4대 금융지주의 밸류업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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