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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나쁜 거래" 트럼프의 반도체 칩스법 시각···당정 차원에서 대응 나설까

유환 기자 2024-10-29 17:24:12

"관세 올려 공장 유치"

국내 기업 투자 계획 비상

여당에선 반도체 중요성 강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자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칩스법(반도체 지원법)'을 '나쁜 거래'라는 직설적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칩스법을 고려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후보의 발언 직후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우리 정부와 국회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온라인 방송)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칩스법을 두고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면서 "우리는 부자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대는 데 그들은 우리에게 좋은 기업들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자가 지목한 좋은 기업들 중엔 우리나라 반도체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440억 달러(약61조원)를 투자했고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입했다. 투자규모에 따라 칩스법을 적용해 두 회사는 보조금으로 각각 64억 달러(약 8조8000억원),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대만 TSMC도 650억 달러(약 90조원)를 투자해 66억 달러(약 9조1000억원)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트럼프 후보자는 대안이라며 "단 10센트(약 138원)도 내놓지 않아도 됐다.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후보의 반도체 고관세 발언이 현실화한다면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계획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약 300조원을 들여 반도체 팹(공장) 6개를 지을 예정이며 SK하이닉스는 이미 120조원 규모의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두 기업의 주요 고객사가 미국에 몰려있는 만큼, 국내에 대규모 반도체 시설을 두면 관세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리나라 경제에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보는 만큼, 당정 차원에서 고관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인공지능(AI)와 반도체를 주제로 국회에서 진행한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우상향 성장의 핵심은 AI이고 반도체"라며 "반도체와 AI 혁명을 통해 국가 전체의 부를 늘리고 모두를 잘 살게 하기 위한 복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실제로 반도체 관세 인상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트럼프는 정치인보다 사업가에 가까운 전략이나 언어를 구상하는 인물"이라며 "지금은 보수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미국에 투자하는 삼성전자나 TSMC를 건드리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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