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많게는 500㎜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경남·전남 등 남해안 지역에 피해가 잇따랐다. 비는 잦아들었지만 곳곳에서 도로가 잠기거나 차량과 건물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2일 기상청과 방재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제주 한라산 삼각봉 611.5㎜를 비롯해 경남 창원 529.4㎜, 김해 431.1㎜, 부산 403.4㎜을 기록했다. 호우가 본격화한 지난 20일 오전 0시부터 내린 비의 양이다.
이틀간 내린 비로 부산과 경남을 비롯한 7개 시도에서 1500여명이 대피했다. 이들 중 680여명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상태로 인근 숙박시설과 친인척 집, 임시 주거시설 등에 머무르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도 막심했다. 전국에서 도로 침수 107건, 토사 유출 21건, 옹벽 붕괴 1건이 발생했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깊이 8m 규모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화물차 2대가 구멍에 빠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밖에 논과 밭 등 농경지 4116ha가 물에 잠겼고 주택 170곳, 상가 26곳, 공장 3곳, 병원과 전통시장 각 1곳 등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섬 지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창원에서는 하천 옹벽이 무너져 내리고 주택이 파손되는 피해가 접수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역과 수서역을 출발해 마산역·진주역으로 향하는 경전선 고속열차 운행이 일부 중단되고 시내 주요 도로 통행이 통제됐다.
경남 김해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성동고분군 일부가 무너졌다. 해당 고분은 옛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약해진 사면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기상 관측 이후 9월에 내린 비 중에서는 가장 양이 많았다. 22일 현재 비구름은 동해상으로 대부분 물러난 상태지만 강원 영동과 제주도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10~60㎜가량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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