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가계대출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9월 1일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5500만 원 축소한다고 1일 밝혔다. 이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도입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이 6천만 원인 차주가 은행에서 30년 만기 변동금리(대출이자 4.0% 가정)로 대출을 받을 경우 기존 한도는 4억 원이었지만, 이날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어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3억 6400만 원으로 5,500만 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반면 비수도권의 경우 주담대 한도는 3억 8300만 원까지 가능해 한도가 3500만 원가량 감소한다.
새 규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조건에 따라 한도 감소율도 다르게 적용된다. 주기형(5년)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수도권 한도는 4%, 비수도권은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혼합형(5년 고정+변동금리) 대출 한도는 각각 8%, 5% 줄어들고, 변동금리는 13%, 8%로 축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규제 강화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가계대출 급증세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스트레스 금리를 비수도권보다 더 높게 적용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기간 중 금리 인상으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에 대비해, DSR을 산정할 때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월 1단계 규제를 시행한 데 이어 이날부터 2단계 규제를 강화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가 0.75%p로 높아지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1.2%p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8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29일 기준 8조 원이 늘어나며, 이는 2021년 7월 9조 6천억 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부동산 상승세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 수요, 주가 폭락으로 인한 저가 매수를 위한 신용대출 급증 등이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 7천억 원) 감소했다가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앞으로도 정책 모기지론 등 정책자금 대출에도 제동을 걸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수요와 공급 정책을 통해 과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진정시켜야 한다"며 "금리 인하로 인한 주택 대출 문제는 시장 원리에 따라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규제 시행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10월 이후 전세대출과 정책 모기지 등으로 DSR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는 등 강력한 추가 규제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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