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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임금교섭 '결렬'…노조 "무노조 경영 답습, 이재용 집 가겠다"

성상영 기자 2024-08-01 07:22:49

3일간 '끝장 교섭'에도 합의점 못 찾아

2분기 실적 개선되자 '타결' 기대감도

노조 "사측, 노동 존중 없는 안건 냈다"

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 기자회견 개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9일부터 3일간 이어진 '끝장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회사 측을 향해 "무노조 경영을 답습하고 있다"며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2023·2024년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전삼노는 "사측은 교섭 내내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이번 끝장 교섭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 5.6%(기본 인상률 3.5%, 성과 인상률 2.1%) △성과급 제도 개선 △노조 창립일 휴무 △파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 보전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교섭 시작을 1시간 앞둔 지난 31일 오전 9시쯤 삼성전자 부문별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며 막판 타결 가능성도 점쳐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영업이익 6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14조88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이다.

반도체 적자로 인해 DS부문 직원들은 올해 초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성과급을 둘러싸고 빚어진 노사 갈등은 전삼노 파업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2분기 실적 개선과는 별개로 노조 요구안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평균 임금 인상률 5.1%(기본 인상률 3%, 성과 인상률 2.1%)를 고수해 왔다. 나머지 요구안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이재용 회장이 2020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했으나 실제로는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파업 참가 조합원을 색출해 블랙리스트를 작성, 인사권을 가지고 겁박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 측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자행하던 무노조 경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사측의 노동 존중 없는 안건 제안으로 교섭이 결렬됐음을 알리고 삼성전자의 실태를 사회적으로 알려 가며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섭 결렬로 인해 전삼노가 지난 8일부터 벌인 파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삼노는 조합원들에게 "현재 파업 대형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31일 현재 전삼노의 파업은 24일째 이어졌다.

다만 전삼노에겐 파업 동력을 유지할 시간이 많지 않다. 오는 4일이면 교섭 대표 노조로서 지위가 상실돼 교섭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는 전삼노를 비롯해 △사무직 노조 △구미 노조 △동행 노조 △다비이스경험(DX) 노조까지 총 5개의 노조가 설립돼 있다. 어느 한 노조도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의 과반을 조합원으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5개 노조가 다시 교섭 대표 노조를 정하거나 공동 교섭 대표단을 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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