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레미콘 운송기사들이 운송비 협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업에 돌입한 가운데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 중단에 따른 파장이 우려된다.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달 실시한 휴업 실시 여부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노조원들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노조는 성명에서 "수도권 사용자 단체에 지난 4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올해 수도권 운송료 협상을 요구했으나, 지난달 말 계약 종료일까지 협상을 회피하며 결국 운송 중단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파업 돌입 배경을 밝혔다.
수도권 운송기사는 총 1만1천명 규모이며 이 가운데 8천400여명이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에 가입해있다.
노조 관계자는 "2022년 7월 운송료 협상 당시 2년 뒤 새로운 합의를 위한 협상을 할 때 레미콘 제조사들 모임인 레미콘 발전협의회와 우리 노조가 통합 협상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나, 협의회가 갑자기 이를 거부한 채 운송계약 종료일 직전에서야 '수도권 12개 권역별로 협상하자'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레미콘업체들은 이미 지난 1월 건설사들과 가격 인상 합의를 하고는 운송기사들과 협상을 미루고 있다"며 "업체들이 권역별로 협상하자는 것은 일부 권역을 공략해 가격 인상 폭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미 2년 전에 수도권 전체 통합으로 협상하기로 한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레미콘업계는 레미콘 운송기사가 개인 사업자에 해당해 노동조합 지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조합과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고용노동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레미콘 운송노조에 대해 적격한 노조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러한 결정에 따라 권역별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레미콘 운송기사가 각자 소유의 레미콘 차량을 운행하는 운반사업자인 만큼 제조사와 운반사업자가 개별로 도급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레미콘은 제조 후 90분 이내 배송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어 수도권 전체를 묶어서 운송단가를 협상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가운데 2일 현재 가동 운송 차량 수가 급감해 당장 건설 현장에서 수급 불안 우려가 제기된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일부 지역만 공급되고 나머지는 어렵게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언제 어떻게 수급 차질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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