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이 최고 높이 70층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 된다. 인근 단지인 압구정 3구역도 70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압구정동 일대 스카이라인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남구청이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2구역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 공고했다.
신현대 9·11·12차가 있는 압구정2구역은 1982년 27개동 1924가구로 지어졌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가깝고 한강공원과 현대백화점 등이 모두 도보권으로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번 계획안에는 압구정2구역을 최고 70층으로 재건축한다는 안이 담겼다. 현행 건축법은 50층 이상 건물을 초고층으로 분류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압구정 2~5구역에 대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적용해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으로 높였다. 또 한강 변 가까운 동의 경우 최고 15층으로 묶여있던 규제를 풀었다.
신통기획이란 서울시와 민간이 정비계획안 초안을 함께 만드는 제도로, 재건축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창의적·혁신적 디자인을 반영하면 최고 70층까지 높이는 걸 허용했다. 이에 3구역이 70층 높이 재건축을 먼저 추진했고, 2구역도 초고층 재건축에 나선 것이다.
재건축 이후 가구수는 현재보다 682가구 늘어난 2606가구로 계획됐다.
조합원과 일반 분양 물량이 2287가구, 임대주택이 319가구로 예정됐다. 현재 주로 중대형 평형으로 이뤄져 있어 재건축 이후 85㎡ 초과 가구 수가 전체의 64.1%로 구성된다.
이번 계획안엔 공공기여 방안도 담겼다.
우선 압구정역에서 한강공원까지 입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보행교가 신설된다. 조합이 이를 조성해 공공에 구분지상권을 양도하는 방식이다. 보행교 신설에 따라 시민들의 한강공원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압구정지구 전체를 순환하는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지하도로도 신설한다. 단지 내 공공청사를 조성해 파출소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강남구 관계자는 “공람을 통해 주민 의견 등을 청취해 공공기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압구정 구역 중 강남구청에서 정비계획안을 공람한 건 2구역이 처음이다.
지난해 설계사로 DA건축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를 일찌감치 선정한 것도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움직임이다.
최근 압구정2구역엔 추가적 호재가 생겼다. 강남구가 2구역과 맞붙은 압구정동 428번지 공영주차장 부지 개발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이 부지를 개발하기 위한 용역을 지난 5월 착수했다. 강남구는 이 부지에 강남 위상에 걸맞은 명소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압구정2구역 주민들은 이 시설을 도보권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최근 압구정2구역 아파트값도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달 전용 182㎡가 7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69억원)보다 가격이 6억원 뛰었다. 전용 152㎡도 지난 4월 58억원으로 매매되며 신고가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압구정2구역은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르므로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신축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입지적 강점을 가지면서 동시에 가장 먼저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압구정 내에서도 가격을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변경안에서 추정 비례율이 61.23%로 추산된 점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약점으로 꼽힌다.
비례율은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발생하는 이윤과 종전자산 가치의 비율을 뜻한다. 비례율이 100% 아래로 떨어질수록 사업성이 낮다는 의미로, 조합원 분담금이 커지게 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공사 비용이 많이 더 들었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분양 수익을 높이기 어려운 점 등이 비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은 주민 의견 청취와 강남구의회 보고 등을 거쳐 시에 입안하게 된다. 이후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정비계획으로 고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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