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스트레스 DSR에 적용되는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 비율이 기존 25%에서 50%까지 높아진다. 스트레스 DSR은 DSR 산정 시 가산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축소시키는 제도다. 최근 국내 가계부채가 위험 수준까지 도달하면서 정부가 올해 초부터 관리 차원으로 시행했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DSR 40%, 2금융권은 5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
기존에는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했지만 올해 2월 26일부터 '스트레스 DSR' 체계로 변경되면서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산 금리 폭은 더 커지는 반면 한도는 줄어든다. 가산 금리는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와 최근 5년간 최고 금리의 차이(한국은행 집계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 기준)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한은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최고 금리는 5.64% 수준이며 5월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향후 금리가 오르게 되면 늘어날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반영해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의 상환 능력을 더 깐깐하게 보겠다는 의미로 신규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5000만원의 직장인이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 주담대를 연 4% 변동금리로 받을 경우 현재 스트레스 DSR(가산금리 0.38%)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3억7700만원이다.
하지만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을 받으면 가산 금리(0.75%)가 2배 가까이 높아져 대출 한도는 3억5700만원으로 1단계(3억7700만원)보다 2000만원가량 줄어든다. 특히 2단계는 은행권 주담대를 비롯해 2금융권 주담대, 은행권 신용대출도 스트레스 DSR 적용을 받아 소비자들의 한도 축소 체감도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25년 1월 1일 이후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도 예고돼있어 대출 문턱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단계에서는 표준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이 100%에 이르고 적용 범위가 모든 가계대출로 확대돼서다.
이에 따라 점차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수위가 강해지면 변동금리가 아닌 주기형이나 혼합형(고정+변동금리) 금리 상품을 고르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해당 상품들은 스트레스 금리 영향이 덜해 대출 한도 축소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3759억원으로 지난달 말(703조2308억원) 대비 2조1451억원 불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음 달 2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 올 하반기 가계대출의 증가 폭은 상반기 대비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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