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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S·대한전선 '투자 총력전'···韓 해저케이블 경쟁 막 올랐다

유환 기자 2024-06-05 17:36:20

대한전선 전용 공장 완공, LS전선은 선제적 투자

해저케이블 시장 2029년까지 연평균 10% 성장

후발주자 대한전선의 추격 속도가 관건 될 듯

3일 공장 가동식에 참석한 대한전선 경영진이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속 인물은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왼쪽 첫 번째)[사진=대한전선]
[이코노믹데일리] 전선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해저케이블 투자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한전선이 1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공언한 가운데 LS전선도 선제적 투자를 발표, 해저케이블 업체가 두 회사로 늘어나며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한전선은 올해 초 기업설명회에서 2027년까지 해저케이블 분야에 94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일 충남 당진에서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완공식을 개최하며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날 LS전선은 강원 동해시 해저케이블 공장 5동을 증설하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555억원을 해저케이블 4동 증설에 투입한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나온 추가 투자다. LS전선은 올해에만 설비 투자에 70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두 회사가 해저케이블 분야에 공격적인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에 있다.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이 올해 182억 달러(약 25조원)에서 2029년 297억 달러(약 4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0%에 이르는 성장률이다.

해저케이블 시장의 성장세는 해상풍력 발전 단지가 이끌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기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육상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각 발전기의 전력을 모으는 '내부망'과 전력을 육상으로 연결하는 '외부망'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외부망의 경우 초고압을 감당하며 전력을 장거리로 수송한다. 높은 기술 장벽만큼 가격과 수익성도 좋다.

중국 참여가 제한적이어서 중국산 저가 공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에 유리하다. 해저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연안 지역을 자세히 탐사해야 하는데 이때 해안 지형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때문에 해외에서 해저케이블 수주를 진행할 땐 통상 검증된 소수 업체에게만 참가할 자격을 준다.

두 회사가 벌일 경쟁의 향방은 대한전선이 얼마나 빠르게 LS전선을 추격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LS전선은 이미 네덜란드, 대만 등 해외 각지에서 조 단위 수주 실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대한전선은 내년 상반기 중 1공장 2단계를 준공할 계획인데 부가가치가 높은 외부망은 2단계 완공 후 만들 예정이다.

또 아직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생산을 위한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설비가 없는 것도 약점이다. VCV는 고층 타워 형태의 생산 설비로 초고압 전선에 절연체를 결합할 때 사용된다. 고품질의 HVDC를 만들기 위한 필수 설비이며 LS전선 강원 동해 공장의 VCV는 높이가 172m에 이른다. 대한전선은 올해 중 해저케이블 2공장 부지 선정해 VCV 타워를 갖춘 공장으로 건설할 전망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이미 국내외에 해저케이블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전용 설비가 없어 생산량을 늘리는 게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 건설로 수출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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