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르노코리아 대표 차종인 '아르카나'와 'QM6'를 연달아 시승하며 앞으로 달라질 브랜드의 모습을 엿봤다.
국산차 가운데 유일한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기를 누린 르노코리아 'XM3'가 '아르카나'로 돌아왔다. 차량 성능이나 편의성을 떠나 생김새만으로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아온 아르카나는 고효율 하이브리드 전기 파워트레인(구동계)을 얹어 경제성까지 갖춘 팔방미인으로 거듭났다.
르노 뉴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색깔이 상당히 뚜렷한 차다. 외관은 세단과 SUV를 합쳐 놓은 듯 늘씬하게 빠졌고, 체력은 한 번 주유로 서울-부산 쯤은 거뜬하게 왕복할 만큼 좋다. XM3 시절 가솔린 모델이 호평을 받은 두 가지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완성형에 다다른 느낌이다.
비결은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비율을 최대한 높였다는 점이다. 확실히 다른 하이브리드차보다 모터로만 달리는 빈도가 높았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 중에도 일정하게 속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엔진이 꺼지면서 연료를 소모하지 않았다. 최종 연비는 공인 복합 연비(17.4㎞/ℓ)보다 높은 21.0㎞/ℓ였다. 르노는 F1 경주용 차에서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해 이처럼 높은 효율성을 뽑아냈다.
연료탱크 용량이 큰 것도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요인이다. 다른 소형 하이브리드 SUV에는 40ℓ가 채 안 되는 연료탱크가 탑재되는데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엔 50ℓ짜리가 들어갔다.
주행 모드는 크게 마이 센스, 에코, 스포츠까지 세 가지를 제공한다. 마이 센스에서는 조향감과 구동계 응답성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었다. 운전 성향이 거칠지 않다면 컴포트·레귤러·스포츠 중에서 조향감은 컴포트, 구동계는 레귤러로 설정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이밖에 가속 페달만으로 주행·제동이 가능한 'B(브레이크)' 모드와 배터리 충전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e-세이브'를 지원한다.
내·외부 디자인은 변함없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르카나가 처음 나온 지 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련되고 개성 있다. 새롭게 적용된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은 차량 앞뒤에 보강된 심미적 요소와 어우러져 신차 같은 느낌을 냈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T맵 내비게이션을 쓴 것까지는 좋았지만 다소 버벅거려 반응 속도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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