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7981억원으로 작년 말(1조5935억원) 대비 12.84% 증가했다.
하나카드(1.66% 감소)를 제외하고 나머지 카드사 모두 잔액이 늘었다. 대환대출 잔액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3월 들어 소폭 줄었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다시 상승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사에 돈을 빌린 차주가 경제난으로 최대 연장 기한까지도 빚을 갚기 어려워졌을 때 카드사의 재심사를 거쳐 같은 종류의 대출로 전환해 갚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빚을 내서 다른 빚을 갚는 개념이라 신용점수가 떨어지게 되고, 연체가 지속될 경우 이자 부담이 더 가중되므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카드사들의 1개월 이상 신용카드 연체액은 2조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수치로 카드대란 사태가 한창이던 2005년 1분기 말(2조2460억원)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다.
카드대란 사태는 지난 2002~2006년 사이 대대적인 신용카드 규제 완화를 계기로 신용카드 발급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카드사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사건이다.
이에 따라 최근 카드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향후 부실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저수익성 분야 사업을 축소하거나 비용 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로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되면서 대출이 늘고 연체율도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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