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싱그러운 초록빛 벌판 곳곳에 피어난 붉은 꽃송이들, 아직 여물지 않은 꽃송이부터 노란 꽃술을 내보이며 만개한 꽃송이들까지, '꽃양귀비'란 이름 그대로 농염한 망국지색(亡國之色) 양귀비를 떠올리게 한다. 이곳은 주변의 자연 경관에 매료돼 귀농한 주민이 꽃양귀비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매년 2만명이 넘게 방문하는 지역 대표 축제가 열리는 용수골마을. 올해로 17번째 열리는 '원주용수골꽃양귀비축제'가 꽃송이들과 함께 무르익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의 용수골마을 꽃양귀비축제장에서 열리는 제17회 원주용수골꽃양귀비축제는 지난 17일 개막해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원주용수골꽃양귀비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4만3000㎡ 규모의 드넓은 정원에서 붉은 꽃양귀비와 함께 금영화, 수레국화 등 다양한 꽃들을 만끽할 수 있다.
축제장은 축제의 주인공격인 메인 꽃양귀비단지와 포인트꽃단지로 나뉘어 있다. 이왕이면 좀더 기억에 남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메인 꽃양귀비단지를 포함한 행사장 곳곳에 12개의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주최 측은 꽃양귀비를 연상케하는 빨간 우산도 무료 대여해 뜨거운 햇볕도 피하고 양귀비꽃과 함께 사진도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메인 꽃양귀비단지에서 꽃 향기에 취하다 고개를 들어보면 청보리밭, 주말농장, 전통그네, 전망대, 트렘펄린, 꽃육묘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 찾아들어간 포인트꽃단지에서는 용수골마을이 위치한 서곡4리 노인회 주민들이 가꾼 노란 양귀비, 겹꽃 양귀비, 수레국화, 알리움, 안개초, 애기 금어초 청보리 등 52종에 이르는 다양한 꽃도 구경할 수 있었다.
양귀비축제는 귀농 주민 김용길(풍차꽃농장 대표)씨가 꽃을 좋아해 2005년부터 300평(약 992㎡) 밭에 심은 것으로부터 유래했다. 당시만 해도 대규모 꽃양귀비 정원을 접하기 어려워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몰리며 각광을 받게 됐고 2007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협업해 대표 축제로 추진, 꽃양귀비 축제장을 4만㎡ 규모로 확장하면서 매년 2만명이 넘게 방문하는 지역 대표 축제가 됐다.
한쪽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꽃양귀비 티셔츠 체험, 자연물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매점에서는 꽃양귀비 아이스크림, 슬러시, 콩떡, 식혜 등과 축제기념 손수건, 빨간 우산, 꽃양귀비 마스크팩, 공예품 등도 판매하고 있다.
또 꽃양귀비가 피어있는 마을을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는 깡통열차와 서곡4리 부녀회가 판매하는 농산물판매장도 이용할 수 있다. 이곳 마을에서는 사전 예약 시 텃밭교육체험, 마을농가 연계체험, 꽃양귀비 마을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들과 함께 개막일 꽃양귀비 축제장을 방문한 박슬기씨(32·여·춘천시)는 "양귀비꽃은 생소했는데 붉은색 꽃들이 펼쳐진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며 "축제장 내 꽃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도 있어 아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축제에서는 꽃양귀비 사진 콘테스트도 열린다. 축제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꽃양귀비마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각 1점씩 시상하고 꽃양귀비마을 식당 이용권을 증정한다.
양비귀꽃 만개 시기는 오는 24~27일로 예상된다. 입장료는 3000원이며 초등학생 이하와 서곡4리 주민, 꽃양귀비 주말농장 분양자, 장애인 단체, 중증 3급이상 장애인 등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행사 수익금은 마을 주민 일자리 창출 비용으로 사용된다.
같은 장소에서 매년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는 '원주용수골 가을꽃 축제'를 개최하며 12월 말부터는 인근 얼음썰매장에서 '꽃양귀비 얼음 썰매 축제'도 연다.
윤수진 꽃양귀비마을(용수골마을) 사무국장은 "마을 축제가 아기자기하고 가성비 높은 꽃축제·꽃정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꽃을 가꾸며 화합하고 주민 주최 축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꽃양귀비는 오전에 활짝 피어 보다 싱그러운 꽃 상태를 관람하실 수 있으니 일찍 관람하러 오시면 좋으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귀비축제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축제 기간 내 휴장 없이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