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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ve

숏폼에 '찰떡'···세계인이 따라하는 K팝 '챌린지'

유환 기자 2024-04-11 05:00:00

바이럴 효과 일으키며 인기몰이

기획사 경계 넘어들며 도와줘

"챌린지, 이젠 정착 단계에 도달"

베이비몬스터가 데뷔곡 쉬시(SHEESH)의 안무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데일리] 아시아에서 머물던 K-팝(pop)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틱톡,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다양한 숏폼 플랫폼에서 '바이럴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K-팝 챌린지'가 홍보의 수단을 넘어 하나의 정체성이 돼 세계인을 춤추게 하고 있다.

최근 아이돌 신곡 홍보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챌린지다. '챌린지(challenge)'의 원뜻은 '도전'이지만 콘텐츠에선 다소 다른 의미로 활용된다. 콘텐츠 업계에선 특정 행동을 시도하거나 유행하는 노래에 춤을 추는 의미로 통한다.

K-팝 챌린지는 숏폼에서 30초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하이라이트 음악을 배경으로 포인트 안무를 추는 영상이다. 곡 전체에서 핵심적인 부분만 보여주기 때문에 일종의 영화 예고편처럼 활용된다. 해당 챌린지가 유행하면 대중에게 반복해서 노출할 수 있다.

다른 아이돌이나 인플루언서의 자연스러운 참여가 이뤄지는 것에 따른 영향력도 크다. 다른 아이돌이 챌린지를 찍어 올리면 해당 숏폼 계정의 구독자에게 신곡을 알릴 수 있다. 또 해당 팬층이 따라 하며 연쇄적으로 챌린지가 퍼진다. 이렇게 자발적 참여로 전파되는 현상을 '바이럴 효과'라고 한다.

K-팝은 숏폼과 바이럴 효과를 이용해 세계 시장 공략까지 도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럴 성공 사례는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트 챌린지'다. 숏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큐피트 챌린지는 국내를 넘어 서구권, 특히 미국까지 넘어갔다.

큐피트 챌린지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간단한 안무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대중의 참여를 불렀다. 그 결과 '빌보드 핫 100'에 16주 연속 진입하며 2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샤이니(SHINee) 미니 4집 타이틀곡 '셜록(Sherlock)'의 안무는 마이클 잭슨의 안무가였던 토니 테스타가 약 1억원을 받고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젠 K-팝 안무를 외국에서 챌린지로 따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챌린지의 효과적인 확산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3사 사이의 벽도 무너져가는 모양새다. 과거에도 '마마(MAMA) 어워즈' 등 대형 행사 무대에서 기획사 간 합동 공연을 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서로의 채널에 적극적으로 출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근래 들어선 경쟁 아이돌 그룹의 숏폼 채널에 출연하는 게 어색하지 않다. 일례로 에스파(aespa)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지만 하이브 휘하 쏘스뮤직 소속 르세라핌(LE SSERAFIM)과 다수 챌린지를 진행했다. 르세라핌 유튜브 채널에 에스파의 윈터가 출연한 숏폼 영상은 조회수 2324만회를 달성하며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증명하기도 했다.

한편 챌린지에 최적화하기 위한 스타일 변화도 눈에 띈다. 2010년대까지 K-팝의 대표적인 특징은 반복적인 후렴구였다. 중독성 있는 훅(hook)을 반복한다고 해 '후크송'으로 불리기도 한다. 후렴을 반복해야 하므로 곡 길이가 3분가량이었다.

최신 아이돌 그룹의 대표곡은 2분 이내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아일릿(ILLIT)의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의 재생 시간은 2분 40초다. 이달 1일 데뷔한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의 '쉬시(SHEESH)'는 2분 50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대중들이 숏폼을 먼저 보고 마음에 들면 그 다음에 음악을 접하고 있다"며 "숏폼을 시청하는 시간이 10초 내외인데 그 사이에 시청자에게 각인시키는 게 챌린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숏폼의 대중화로 눈이 쉬지 않는 시대가 왔다"며 "K-팝에서 챌린지는 흐름을 지나 이제 정착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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