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전선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해저케이블 제조·시공·유지보수'를 정관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해저케이블 영역에서 단순 제조를 넘어 시공까지 수행한다는 포부를 공식화한 것이다.
대한전선은 지중케이블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 2조8456억원과 영업이익 784억원을 거뒀다. 전력망 수요가 늘며 전년 대비 매출은 3951억원(16%), 영업이익은 302억원(63%) 늘어났다.
신규 수주도 순조롭다. 이달 초 영국에서 3800만 달러(약 512억원) 규모 초고압 전력망 공급 사업을 따낸 데 이어 29일엔 미국에서 8150만 달러(약 1100억원) 규모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만 매출 2000억원가량 올리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해저케이블 진입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이유는 향후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중케이블의 경우 전력망 교체 수요가 특정 시기에 몰리기 때문에 등락 폭이 크고 원재료인 동 가격에 수익성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해저케이블의 경우 성장성과 진입장벽이 높아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실제로 영국 시장 조사기관 CRU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2022년 약 6조4000억원에서 2029년 29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예정이다. 제조부터 시공까지 가능한 업체는 국내 LS전선을 포함해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독일 NKT, 일본 스미토모전기공업 정도로 극소수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을 위해 2022년 2000억원을 들여 전용 1공장을 착공했고 이달 5일엔 500억원을 주고 케이블을 설치하는 포설선을 구매했다. 2027년까진 7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2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1공장은 이달 준공 후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업계에선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시장의 경우 사업자 입찰 요건이 까다로워 진입이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해저케이블 시공 사업은 자격 요건을 갖춘 일부 사업자만 발주처에서 초대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며 "수주 실적이 없는 업체는 입찰에 참여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업체와 학회를 통해 배워나가며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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